이 기사는 2014년 08월 06일 11: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4년차에 접어든 삼성토탈 손석원 사장 체제가 여러 악재로 흔들리고 있다. 상반기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데다가 재무구조 지표를 비롯해 각종 영업지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사면초가에 빠진 손석원 체제가 어떻게 난간을 헤쳐나갈지 주목된다.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토탈의 올해 상반기(잠정치) 영업이익은 963억 원으로 출범 이후 가장 낮은 실적을 기록했다. 2003년 8월 삼성과 프랑스 토탈사의 합작사로 탄생한 삼성토탈은 상반기 영업이익으로 줄곧 1000억 원을 넘어섰지만 올해 처음 이를 밑돌았다.
사상 최악의 영업익을 기록한 배경은 파라자일렌(PX) 시황악화 탓이 크다. 합성수지 등의 원료인 PX를 비롯한 화성사업의 매출비중이 50% 언저리를 오가는 까닭에 시황에 민감하다. 올들어 수급여건이 악화되면서 PX마진이 급락했고, 덩달아 삼성토탈의 실적도 크게 악화됐다. 실제로 PX 등의 화성사업은 상반기 매출액과 경상이익으로 각각 1조 7447억 원, 107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3%, 94.3% 하락했다.
실적이 악화하면서 자연스럽게 손석원 사장에게로 눈길이 쏠리고 있다. 삼성토탈은 이사회 구성비율이 삼성그룹과 토탈이 50대 50을 유지하고 있고 대표도 각사가 1인씩 선출하는 공동대표제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손 사장은 실질적인 대표이사로 경영전반을 챙겨왔다. 1979년 삼성석유화학에 입사해 줄곧 삼성 유화계열사에 몸 담았던 손 사장은 그룹내 최고 유화전문가로 꼽힌다. 공장장으로 8년간 근무한 엔지니어 출신으로 현장에도 밝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1년 1월 삼성토탈 대표이사로 부임하며 호실적을 냈고, PX 증설작업과 정유업 진출도 타진하며 사업확장에 속도를 냈다. 현직 그룹내 최장수 CEO로 자리매김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하지만 탄탄했던 그의 입지도 올 들어서 흔들리고 있다. 실적부터 사업전망, 재무구조까지 경영 환경에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삼성토탈은 올 하반기부터 1조 6600억 원을 투자한 방향족 공장이 본격 가동된다. 방향족 공장은 연산 100만 톤 규모의 PX와 경질유를 비롯한 에너지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문제는 PX 시황이 악화일로라는 점이다. 2017년까지 매해 200만~300만 톤의 PX 신설설비가 들어서는 까닭에 시황악화 추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방향족 공장 가동으로 삼성토탈의 기대한 실적을 올리지도 못하고 2조 원에 달하는 설비투자금 회수도 차질을 빚을 것이란 예상에 힘이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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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구조 악화도 고민거리다. 방향족 설비투자금 대부분을 차입금으로 충당하면서 재무구조도 뚜렷하게 나빠졌다. 부채비율부터 2009년 이후 해마다 상승하고 있고 올 상반기는 출범 이후 가장 높았다. 2010년말 81.4%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말 100%를 넘어섰고, 올해 6월말 148.5%까지 치솟았다.
삼성토탈 재무정책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삼성과 토탈은 합작당시 순차입금 비율(순차입금/자본총계)을 100% 이하로 유지하고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은 100% 이상으로 유지하는 재무정책을 실시하기로 약속했다. 순차입금 비율(2조8382억 원/2조5302억 원)만 놓고 보면 112.1%로 기준치를 이미 넘어섰고, 유동비율은 109.2%로 기준치에 겨우 턱걸이했다.
이에 따라 재무지표가 악화하면서 올해는 중간배당 및 기말배당을 실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순차입금비율 지표 등이 기준치를 넘어서면 배당을 억제하기로 한 내용이 삼성토탈의 합작계약서에 담겨있다. 이에 따라 배당을 놓고 삼성그룹과 토탈간의 이견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7월 삼성토탈이 1028억 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할 때도 삼성과 토탈은 재무구조와 투자금 마련 등을 이유로 배당에서 이견을 보인 바 있다. 이를 두고 손석원 사장의 책임론을 토탈에서 제기할 가능성도 있단 게 업계의 평가다.
삼성토탈 관계자는 "손 사장은 공동 대표이사로서 역할을 하고 주요 의사결정은 토탈과 동수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결정한다"며 "배당 등에 관한 사안은 앞으로 일어날 일이라 지금 함부로 예견할 순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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