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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로 확보', 삼탄이 풀어야 할 숙제 한전, 건설비용 분담 요구‥ 발전물량 축소 우려도

이재영 기자공개 2014-08-11 11:10:39

이 기사는 2014년 08월 06일 19: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탄이 동부발전당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화력발전 사업 진출을 눈앞에 뒀다. 하지만 한국전력과의 '송전 문제'라는 큰 산을 넘어야만 인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6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한국동서발전은 최근 기존 주송전로(765㎸ 송전망)를 이용해 당진화력발전소 9·10호기(총 2000MW급)를 가동할 수 있는지 판단해달라고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위원회 분쟁조정위원회에 재정신청을 냈다.

당초 주송전로 이용을 약속했던 한전이 예비송전로 건설이 필요하다며 비용 분담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한전은 예비송전로 완공 이전에는 주송전로 접속이 불가하다는 방침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 방침대로라면 동서발전의 당진화력 9·10호기는 사실상 발전소 가동이 불가능해진다. 당진화력 인근에 동부그린발전소(총 1100MW급) 건설을 추진 중인 동부발전당진 역시 같은 문제에 직면한다.

이 때문에 2016년에서 2018년으로 한 차례 연기된 동부발전당진의 상업생산 스케줄이 더 미뤄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전은 기술적 문제와 용량 한계로 기존 주송전로에 당진발전의 생산전력을 포함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주송전로 사용은 원자력발전을 통한 생산전력 배전에 우선권을 둬야 하는데, 원자력발전은 전력 생산량 조절이 어려워 당진발전과 송전로를 함께 쓰기가 어렵다는 논리다.

한전은 이런 이유로 동부발전당진을 포함한 당진 지역 화력발전 생산전력을 위한 송전로를 따로 건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목적이 당진 발전소를 위한 것이므로 7000억 원으로 추산되는 송전로 건설비용을 모두 부담할 수는 없다는 게 한전의 주장이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전력시장에서 발전은 민간 사업자도 가능하지만 송·배전 사업은 한전이 독점하고 있다"며 "한전이 입장을 바꾸지 않는다면 당진 지역 화력발전소들은 상업생산 계획을 수정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공기업으로서 부채 감축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한전은 수천억 원의 건설비용을 단독으로 부담하려 들지 않을 것"이라며 "어떤 식으로든 발전 사업자들의 분담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부발전당진은 이미 지난해 말 한전과 주송전로 이용에 대한 '송전용 전기설비 이용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한전이 동서발전과 갈등을 빚고 있는 점을 비춰볼 때 동부발전당진 또한 계약의 효력 유지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동부발전당진은 송전로 문제와 관련해 법무법인을 통한 검토에 나서, 주송전로 이용에 문제가 없다는 결과를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송·배전 권한을 가진 한전을 상대로 끝까지 버티기는 어려울 것이란 게 관련업계의 중론이다.

법적 다툼을 통해 주송전로 이용 권리를 확보하더라도 한전이 '몽니'를 부리면 이겨낼 재간이 없기 때문이다. 한전이 원자력발전 생산전력의 증가로 주송전로 용량에 여유가 없다는 이유로 화력발전의 생산물량을 축소하면 동부발전당진으로선 사실상 대응할 방법이 없다.

한전은 기저발전사업자들에게 급전 지시를 내리는 권한을 갖고 있다. 한전이 동부발전당진에 물량을 배정하지 않거나 적게 준다면 송전로 확보가 의미가 없는 셈이다. 원자력발전 재가동과 신규 건설 등으로 국내 전력수급이 안정화에 접어든 것도 동부발전당진에는 부담스런 부분이다.

동부발전당진 매각 본입찰에 삼탄과 SK가스만이 참여한 까닭도 여기에 있다. 예비입찰 후 실사를 진행하던 인수후보들은 한전과의 이러한 문제들을 잠재 리스크로 판단해 본입찰 참여를 포기했다는 후문이다.

M&A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마지막으로 예상되는 국내 민간발전사업자로서 동부발전당진의 가치는 높이 평가하지만, 한전과의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한 리스크가 될 수 있다"며 "삼탄은 인수 목적을 제대로 달성하려면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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