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 '쑥쑥 크는' IPTV...등급 상향 호재될까 [Credit Outlook 점검]IPTV 나홀로 분전 불구 실적·재무지표 하향곡선
이승연 기자공개 2014-08-26 09:37:00
이 기사는 2014년 08월 22일 09: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브로드밴드(AA-)가 3년 만에 신용등급 상향 조정이라는 호재를 누릴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크다. 일단 SK브로드밴드의 현 신용등급 전망에 대해선 국내 3사 신용평가사의 의견이 갈린 상황. NICE신용평가가 유일하게 등급 전망을 '긍정적'으로 조정하면서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을 열어둔 반면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기존 '안정적'을 유지하면서 보수적 자세를 취하고 있다.3사 신용평가사가 주시하는 것은 SK브로드밴드의 IPTV사업 부문. 불과 몇년 전까지 적자였던 IPTV사업은 어느새 회사 수익을 주도하는 사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쑥쑥 크는 IPTV사업에도 SK브로드밴드의 실적은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초고속인터넷, 집전화 등 기존 사업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통신사업 특성상 소요되는 막대한 투자비용으로 허덕이고 있기 때문이다.
◇NICE, SK브로드밴드 등급 전망 '긍정적'…IPTV 성장세에 초점
SK브로드밴드에게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을 제시한 곳은 국내 3사 신용평가사 중 NICE신용평가(이하 NICE)가 유일하다. 한동안 지지부진했던 IPTV 사업이 활기를 띠면서 회사 전반의 수익성과 재무 안정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NICE는 지난 6월 SK브로드밴드의 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으로 조정하면서 구체적인 등급 상향 요건을 제시했다. 올해 연말까지 IPTV 가입자 수가 250만 명을 넘어서고 차입금 의존도가 45%미만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연간 EBITDA/CAPEX 비율이 1.0배를 하회하고 EBITDA/ 금융비용 비율이 9배 미만일 경우 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재조정할 수 있도 있음을 시사했다.
SK브로드밴드의 상반기 IPTV 가입자 수는 15만 9000명 순증하면서 누적 가입자 수가 250만 명을 넘어섰다. NICE가 제시한 등급 상향 요건에 부합하는 수치다. 다만 같은 기간 차입금 의존도는 46.1%를 기록, NICE가 정한 기준치를 벗어났다. 연간 EBITDA/CAPEX 비율은 1.7배, EBITDA/ 금융비용 비율은 9.2배를 기록해 NICE의 트리거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결국 오는 12월 정기 평가 때 까지 IPTV의 개선된 수익성이 회사의 전반적인 커버리지 능력을 얼마만큼 끌어올릴 수 있느냐가 등급 상향의 요인이 될 전망이다. 지난 상반기 IPTV가입자 순증 규모는 15만 9000명. 총 누적 가입자 수는 250만 명을 넘어섰다. NICE가 제시한 등급 상향 요건에 부합하는 수치다.
2012년까지만 해도 적자에 허덕이던 IPTV 사업 부문은 지난해 3분기부터 본격적인 상승세를 탔다. 이 같은 기조가 올해로 이어지면서 지난 상반기 매출액은 1142억 원으로 전년 대비 43% 증가했다.
업계는 SK브로드밴드의 IPTV 성장성이 통신 3사 중 가장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6월 기준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중 IPTV에 동시에 가입한 비율은 51.8%로 KT 66.7%, LGU+ 59.6%보다 현저히 낮다.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를 대상으로 IPTV 상품을 결합 판매할 경우 그만큼 IPTV 가입자 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단 얘기다.
가입자 수 증가에 따른 VOD 수요 증가, 홈쇼핑 송출 수수료 증가 등 부가적인 수입까지 고려하면 IPTV를 통한 수익성은 더욱 늘어날 것이란 게 이들의 시각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2015년 IPTV가입자 수가 4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수익성 호전이 지속되고 설비투자비용이 줄어들게 되면 2015년 가용현금흐름(Free cash flow)이 플러스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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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주력사업 부진·대규모 투자 …레버리지 개선 한계
하지만 IPTV의 개선된 수익성이 회사 전반의 부진을 단기간 내 상쇄하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있다. IPTV의 성장세가 아직은 초반이기도 하지만 주력 사업의 실적은 갈수록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가 보수적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집전화는 휴대폰으로 대체됐고 초고속인터넷은 정점을 찍은지 오래다. 올 2분기 초고속인터넷 매출액은 179억 원으로 전년 대비 5%감소했고 집전화 매출은 무려 21.6% 감소한 389억 원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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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TV가 나홀로 상승세를 보였지만 주력 사업이 이를 받춰주지 못하면서 SK브로드밴드의 전체 실적은 하향 곡선을 그렸다. 별도 기준 올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7000억 원 늘어난 1조 2896억 원을 기록한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7%, 84%씩 감소했다.
기댈 곳은 기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를 대상으로 IPTV 결합 상품을 판매는 것. 하지만 이마저도 통신사간의 결합 할인율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큰 이익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통신서비스 특성상 지속적인 대규모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은 부담이다. 가입자 망 확대를 위한 시설투자, IPTV의 콘텐츠 수수료, 가입자 확대를 위한 마케팅 비용 등 지속적인 자금 소요가 필수적이다. 더욱이 SK텔레콤이 영업정지 처분을 받으면서 SK브로드밴드의 마케팅 비용 증가는 불가피하다. 또 정부가 이동통신 마케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 유선통신 가입자 유치 경쟁이 보다 치열해 질 가능성이 크다.
실질적 이익이 줄어든 반면 소요자금은 늘어나면서 SK브로드밴드의 부채비율은 다시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170%로 전년 120%을 상회했다. 차입금 의존도도 높아지면서 같은 기간 5%가까이 상승한 43%를 기록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IPTV 성장세가 본격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초반에 불과한 만큼 회사의 부진한 실적을 메우기에는 한계가 있다"라며 "지상파 재송신관련 제도 개선, 유료방송 저가 요금구조 등 제한적 요소들도 많아 당분간 IPTV를 통한 큰 수익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IPTV사업은 가입자 확보 전후로 상당한 자금이 소요되는 만큼 지속적인 자금 확보가 이뤄져야 한다"라며 "SK브로드밴드의 현 수익성을 고려할 때 재무적 지표의 개선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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