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두산重, 등급 방어 관건은 '계열사 지원' [Credit Outlook 점검]한신평, 재무지표 안정적 불구 계열사 지원 부담 우려
정준화 기자공개 2014-09-15 10:17:41
이 기사는 2014년 09월 12일 16시3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이 흔들리고 있다. 중국 사업 부진에 시달려온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미 신용등급이 한 단계 하락했고, 실적이 악화된 두산엔진에는 '부정적' 등급전망 꼬리표를 붙였다.눈에 띄는 것은 한국신용평가가 계열사들의 부진으로 재무부담이 커진 지주사 두산과 중간지주사 두산중공업의 등급전망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는 점이다.
신용평가사들은 지금까지 상황이 좋지 못한 두산그룹 개별 계열사들에 한해 등급전망이나 등급을 조정하는 조치를 취해왔다. 계열사들의 전반적인 부진으로 인해 이들을 지원하는 지주사와 중간지주사의 등급도 내려갈 수 있다는 경고음을 한신평이 선제적으로 울린 셈이다.
추후 등급 변동 여부를 결정지을 핵심 요인은 그룹의 난제인 두산건설에 대한 지원 가능성으로 꼽힌다. 구체적인 재무 트리거는 제시하지 않았지만 두산건설에 대한 추가적인 지원이 나타날 경우 두산중공업과 두산의 등급 변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게 한신평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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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용평가는 지난 5일 두산그룹의 지주사인 두산(A+)과 두산중공업(A+)의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한신평의 이번 조치는 지난 6월 정기평가 이후 불과 3개월여만이다. 1분기에 이어 2분기 실적도 부진한 것으로 드러나자 선제적인 액션을 취했다는 게 한신평의 입장이다.
2014년 14조 원을 달성했던 두산중공업 신규수주는 2012년과 2013년 5조 8000억 원 안팎에 머물렀고, 올 상반기에도 1조 4000억 원 수준으로 부진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신고리 5·6호기, 화성동탄 등 2조 5000억 원을 신규 수주해 수주잔고 지표가 일부 개선됐지만 국내외 원전발주 지연, 원화 강세, 중동지역 경쟁 격화 등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수주기반이 크게 확대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게 한신평의 시각이다.
특히 두산인프라코어, 두산건설, 두산엔진 등이 업황 회복 지연으로 인해 영업 대비 과다한 차입금을 보유하고 있어 중공업 계열사들을 지배하는 중간지주회사인 두산중공업에 재무적으로 부담요인이 되고 있다고 한신평은 지적했다.
예컨대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2월 두산건설에 8771억 원에 달하는 현물·현금출자를 단행했다. 12월에는 상환전환우선주(RCPS) 4000억 원에 대해서도 정산의무를 제공했다.
이같은 지원에도 두산건설은 현금창출력에 비해 과다한 차입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2013년 이후 영업흑자로 전환했지만 영업이익/이자비용은 1배 미만에 머물러 추가적인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두산건설이 이번에 2000억 원대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한 이유이기도 하다.
6월말 기준 두산건설의 PF우발채무도 3055억 원에 달한다. 전액이 예정사업장과 관련된 우발채무다. 미착공 PF 제공 현장이 3년 이상 사업 추진이 지연된 곳이며, 비교적 주택경기가 침체된 경기권 및 천안 지역에 위치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우발채무의 현실화 가능성도 존재한다.
그룹의 지주사인 두산 역시 두산중공업과 마찬가지로 주요 계열사의 실적 부진에 따른 재무부담을 이유로 등급전망이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두산은 두산중공업, DIP홀딩스, 두산타워 등의 지분을 직접 보유 중이며, 두산중공업을 통해 두산인프라코어, 두산건설, 두산엔진 등의 주요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만큼 두산의 신용도는 주요 계열사의 영업실적과 재무안정성에 영향을 받는 구조다. 한신평 관계자는 "두산과 두산중공업 자체적인 재무현황은 A+ 등급으로 흠잡을 데 없지만 계열사에 대한 지원부담이 누적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며 "두산건설 등 계열사에 대한 추가적인 지원 여부를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신평과 달리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두산과 두산중공업에 별다른 액션을 취하지 않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양사의 등급전망을 '안정적'으로 부여하고 있다.
이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아직 지주사에 대한 등급 변경 가능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검토하지는 않았다"며 "지표상으로 봤을 때 두산과 두산중공업의 등급 하향을 검토할 만한 수준은 아니며 일부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도 올들어 바닥을 다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해 시간을 두고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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