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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엽의 SL라이텍, 승계 히든카드 되나 ㈜SL 제외 단일 최대지분 보유..그룹 직·간접 지원 속 고속성장

박창현 기자공개 2014-09-22 09:15:00

이 기사는 2014년 09월 17일 15: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L그룹 이성엽 사장이 최대 주주로 있는 'SL라이텍'의 고속 성장 행보가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성엽 사장은 SL그룹 오너인 이충곤 회장의 장남으로 가장 유력한 차기 후계자다. 후계 승계를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만큼 SL라이텍이 이 사장의 자산 증식 지렛대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1977년 설립된 SL라이텍은 자동차용 램프 제조업체다. 전신인 서구산업은 지난 2000년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법정 관리 절차를 밟는다. 이후 회생 과정에서 SL그룹이 신규 자금을 출자하면서 계열사로 편입됐다.

SL라이텍의 최대주주는 지분 30.82% 보유하고 있는 이성엽 사장이다. 뒤를 이어 ㈜SL이 29.59%의 지분을 갖고, 나머지 지분은 그룹 오너이자 아버지인 이충곤 회장 등 다른 오너 일가가 소유하고 있다. SL 관계자는 "SL라이텍은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정확한 주주 명부를 공개하기는 힘들다"며 "다만 이성엽 사장과 ㈜SL 보유분 외 나머지 지분은 오너 일가가 대부분 소유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SL그룹 계열사 가운데 이 사장이 단일 최대주주로 있는 계열사는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SL과 SL라이텍 두 곳 뿐이다. 이 사장은 지난 2007년 ㈜SL과 SL테크 합병 거래를 통해 경영권 승계를 위한 초석을 닦아 둔 상태다. 지주사 격인 ㈜SL 지분을 20%대 까지 늘리며 최대주주로 등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차남인 이승훈 사장(14.24%)과의 격차가 크지 않고, SL라이팅과 SL서봉 등 오너가 직접 소유 계열사들에 대한 지분 정리도 후속 과제로 남아있는 상태다.

결국 지분 정리를 위한 자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다른 오너가 소유 개인회사와 달리 이성엽 사장 개인 보유 지분율이 높은 SL라이텍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SL라이텍은 지난 2000년 SL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 안정적인 내부거래를 발판 삼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 만큼 지분 가치 역시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SL라이텍, 승계 히든카드 되나

편입 첫 해인 2001년 797억 원 수준이었던 총 매출액은 4년 후인 2005년 1000억 원을 돌파했다. 2011년에는 2000억 원 벽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2639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수익성도 개선되기 시작했다. 2009년에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선 이후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다.

SL라이텍의 고속 성장은 그룹의 전방위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SL라이텍은 그룹 편입 후 매년 수 백억 원 어치의 내부 일감을 제공받았다. 지난 2008년 162억 원 수준이었던 내부 매출 거래량은 이듬해 317억 원으로 2배 가량 급증했다. 2010년에도 전년 대비 74% 오른 553억 원 어치의 내부 거래가 이뤄졌고 지난 2011년 622억 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경제 민주화 논의가 활발히 전개되던 2012년 일감이 448억 원까지 줄었지만 지난해에 다시 전년도 대비 100억 가량 내부 거래가 더 늘었다.

전체 매출의 20% 가량을 다른 계열사들이 책임져 주면서 괄목한만한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 2009년 1225억 원 수준이었던 매출 규모는 2년 만인 2011년 2498억 원으로 2배 가량 늘었다. 지난해에도 전년 대비 13.8% 증가한 2639억 원의 매출 실적을 기록했다.

간접적인 재무 지원도 받고 있다. SL라이텍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타 계열사로부터 총 540억 원 규모의 채무 보증을 제공받고 있다. 가장 많은 195억 원을 ㈜SL이 책임지고 있고, SL라이팅과 SL서봉 측 보증금액도 각각 140억 원, 165억 원에 달한다.

이성엽의 SL라이텍, 승계 히든카드 되나

꾸준한 그룹 지원 통한 내실 강화로 SL라이텍의 지분 가치가 높아질 수록 결국 최대주주인 이성엽 사장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이성엽 사장이 그룹 지배와 무관한 SL라이텍 지분을 매각해 자금을 확보한 후 다시 지주회사 지분을 늘려 그룹 지배력을 높이는 시나리오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통상 후계 승계 과정에서 오너 일가가 보유한 계열사의 기업가치를 높여서 승계 재원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SL그룹 역시 오너 일가가 직접 지분을 보유한 기업들이 많기 때문에 다양한 활용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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