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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대한항공 지분 58% 확보..지배구조 변수는? 거래 완료시 지주사 요건 충족..순환출자 '㈜한진' 등 참여 고민

박창현 기자공개 2014-09-26 08:25:00

이 기사는 2014년 09월 25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이 현물출자 방식 유상증자를 통해 대한항공 지분을 최대 58%까지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핵심 자회사에 대한 보유 요건을 충족시켰지만 순환 출자 해소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번 거래에서도 순환 출자 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특수관계인들의 현물출자 참여 여부를 두고 한진 측의 고민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진칼은 다음달 15일부터 11월 5일까지 대한항공 주주(보통주)들을 대상으로 해당 주식을 현물출자로 받고, 그 대가로 한진칼 보통주를 지급하는 방식의 유상증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모집할 대한항공 주식은 최대 3000만 주다. 주당 매입가격은 3만 7800원으로 정했다. 약 1조 1340억 원 어치의 대한항공 지분을 매입하는 거래인 셈이다.

한진칼은 예정 발행가액(2만 6298원)을 기준으로 대한항공 1주 당 1.43주의 한진칼 신주를 지급할 예정이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총 한진칼 발행주식수가 4412만 1149주 만큼 늘어나게 된다. 최종 발행가액은 다음 달 10일 이후 결정된다.

한진칼은 이번 현물출자 유상증자 거래를 통해 대한항공 보유 지분율을 기존 6.88%에서 최대 58%까지 늘릴 수 있다. 보유 주식수(보통주 기준)를 3403만 주까지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지분 확대는 지주사 체제 구축을 위한 정해진 수순이다.

한진그룹은 지난해 대한항공을 지주사인 한진칼과 사업회사인 대한항공으로 분할하며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하지만 여전히 처리해야 할 과제가 많다. 대한항공 지분 확보가 그 중 하나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상장 자회사 지분을 20% 이상 보유해야만 한다. 하지만 9월 현재 한진칼의 대한항공 보유 지분율은 그 기준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 결국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현물출자 유상증자 카드를 뽑아 든 셈이다.

이 과정에서 ㈜한진 등 특수관계자들의 유상증자 동참 여부가 최대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지주사 전환 후속 조치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진은 한진칼과 대한항공 지분을 각각 9.87%씩 보유하고 있으며 '한진칼→정석기업→㈜한진→한진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한진이 보유 중인 대한항공 지분을 내주고 그 대가로 한진칼 지분을 취득하게 되면 한진칼 보유 지분율이 16%대로 높아져 순환출자 구조가 더욱 공고해진다.

이번 유증 거래 후 순환출자 계열사 간 합병 등 추가 조치가 필요한 상황에서 순환출자 지분 증가는 후속 거래 진행에 있어 변수가 될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추후 한진칼과 합병 절차가 진행되면 ㈜한진이 보유하고 있는 대한항공 지분이 그대로 합병 지주사에 귀속되는데 굳이 복잡한 절차를 거쳐 지분을 옮길 이유가 없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 때문에 증권업계에서도 ㈜한진의 유상증자 불참을 가정한 다양한 지배구조 시나리오를 내놓고 있다.

결국 유증 진행 과정에서 주가 추이가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진그룹 오너가 입장에서는 대한항공 일반주주들의 공개매수 참여율이 낮을수록 유리하다. 전체 발행 주식주가 적어지면 같은 대한항공 지분을 출자하더라도 한진칼 지분율을 더 큰 폭으로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주주들의 공개매수 참여율은 바로 한진칼 주가 추이에 따라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진칼 주가가 오르면 대한항공 주식을 현물출자한 대가로 받을 수 있는 한진칼 주식이 줄어들게 돼 주주들의 유상증자 참여율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한진과 특수관계인들 역시 다른 주주들의 유증 참여율과 주식 교환 비율 등을 고려해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진칼 유상증자는 기본적으로 대한항공 지분을 얻는 것이 목적"이라며 "㈜한진이 갖고 있는 대한항공 지분은 추후 합병 절차를 거치면 바로 통합 지주사 자산으로 편입되는데 굳이 이번 거래에 동참할 동기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한진칼 유증이 마무리되면 ㈜한진 분할 합병 거래가 곧바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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