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 달러채 피로도↑...파운드화로 타개 [Korean Paper]특이한 만기구조, 조달비용 절감에 기여…중앙銀 등 우량 투자가도 잡아
한희연 기자공개 2014-10-06 10:19:14
이 기사는 2014년 10월 02일 10: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영국 파운드화 채권을 발행했다. 한국계 달러화채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피로도가 높은 상황에서 파운드화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던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한국수출입은행은 2일 3억 파운드의 스털링본드를 발행했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수출입은행은 지난해 3월 처음으로 스털링본드를 발행했다. 이번 발행물은 수출입은행의 두번째 스털링본드다. 지난 첫 발행 때는 변동금리부 증권으로 발행했다면 이번에는 고정금리 채권으로 발행했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 달러조달 여건 어려워…파운드 준비하며 타이밍 기다려
올해 한국물 발행 시장은 달러 채권에 치중된 경향을 많이 보였다. 게다가 최근에는 지정학적 이슈와 물량 부담 등으로 투자자들의 피로감이 극에 달한 상황. 하지만 그렇다고 달러화 조달 여건보다 더 나아 보이는 이종통화 시장은 찾기 어려운 현실이었다.
워낙 연중 조달 물량이 많아 여러 시장을 함께 보며 조달 계획을 짜던 한국수출입은행도 최근 달러화 시장 움직임에 기민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었다. 이미 두어 달 전부터 영국 파운드화 채권 시장을 염두에 두고 태핑에 나섰다.
이미 영국 투자가들 사이에서 한국계 파운드화 채권에 대한 투자 의향이 있다는 점은 파악하고 있었다. 기회는 쉽게 오지 않았다. 일단 달러대비 가격 수준이 수출입은행의 기대수준까지 오지 않았고, 그 사이 스코틀랜드 독립 관련 투표도 예정돼 있어 상황이 어찌 될지 확신할 수 없었다.
하지만 또 갑자기 찾아오는 게 기회다. 스코틀랜드 독립 관련 투표가 크게 부결 됐고 파운드화 스왑 여건이 정상으로 돌아왔던 것. 언제 올 지 모르는 타이밍에 대기상태를 유지하고 있던 한국수출입은행은 재빨리 발행에 착수했다.
◇ 특이한 3년2개월 만기로 조달비용 감축…파운드화 투자하는 중앙銀 투자자 다수 확보
이번 채권의 만기는 3년 2개월이다. 다소 일반적이지 않은 구간이다. 만기를 적절히 조정, 최적의 조달금리를 얻어갈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한국수출입은행 관계자는 "달러채의 경우에도 5.5년 만기 등 일반적인 채권에서 다소 어긋나는 만기를 가져가는 경우 스왑거래에서 차익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 이번에도 3년 2개월로 만기를 가져가며 이런 부분을 노렸다"며 "이번 채권의 경우에도 발행금리는 '영국 국채수익률(UKT)+110bp' 수준이지만 스왑 후에는 더 유리한 금리가 되어 달러조달과 비슷한 수준에서 조달한 셈이 됐다"고 설명했다.
파운드화를 선택하면서 투자자 다변화도 가능했다. 파운드화 채권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일반적인 달러채권 투자자들과는 다르다는 설명이다. 특히 최근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안정성 있는 통화 투자를 늘리고 있는 추세라 파운드화도 매력적으로 보고 있는 상황이다.
앞선 관계자는 "최근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크레딧 좋은 발행사의 안정성 있는 통화 채권을 담아가려는 추세"라며 "이번 채권에도 노르웨이중앙은행 등 우량한 투자기관의 투자비중이 컸다"고 말했다.
이번 채권의 주관사는 HSBC와 ANZ다. 한국수출입은행의 영국지점은 조인트리드매니저로 참여했다. 이번 채권의 만기는 2017년 12월 7일이며 납입일은 오는 10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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