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10월 23일 0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변액보험 시장의 총 자산규모가 5년 새 2배 이상 커져 86조 원에 육박하고 있다. 연내 100조 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늘어난 자산규모 만큼 운용역 교체, 신규 펀드의 편입과 위탁운용사의 변경 등 변액보험의 수익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에 투자자의 민감도는 커져야 할 텐데, 전혀 그렇지 않다. 펀드변경권의 사용이 5년 전과 비슷한 5%수준으로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변액보험'은 말 그대로 금액이 변하는 보험이다. 공시이율대로 지급하는 일반보험과 달리 펀드 등에 투자해 이익을 얻으면 보험금 지급시 더 얹어 주거나 손해가 발생하면 보험금이 줄어들 수 있다. 가입 후 수익률이 좋지 않은 펀드에서 좋은 펀드로 갈아탈 수 있는 펀드변경권을 투자자에게 부여한 이유다.
머니투데이 더벨은 연초부터 분기마다 개별 생명보험사의 변액보험 운용분석을 시작했다. 변액보험 수익률 변화 원인과 운용내역을 밝혀 투자자의 민감도를 높이고, 보험사간 건강한 경쟁을 도모하겠다는 목표였다. 그런데 분기마다 찾아오는 변액보험 운용분석 기획기사는 기자들에게 곤혹스러움을 안겨주고 있다. 생명보험협회 공시와 각 생명보험사 수시공시 등을 살펴보면 분기마다 바뀐 수익률과 위탁운용사 변경, 운용역의 교체 등이 분명하게 명시돼 있어 별다른 취재 없이 공시만 보고도 기사작성이 가능하겠거니 생각할 수 있다.
공시를 뜯어보면 정작 수익률 변화를 일으킨 펀드나 자산운용사는 아무리 봐도 찾을 수 없다. 변액보험은 거의 대부분 위탁운용사가 펀드를 운용하기 때문에 특정 유형의 펀드 수익률이 변했다면 위탁운용사마다 수익 기여도가 다를 수 밖에 없다. 국내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좋아졌다면 A운용사의 수익기여도는 +100, B운용사는 -50이었다는 수치가 나와야 할텐데, 근성을 가진 취재가 아니면 확인이 어렵다. 공시로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투자자는 전혀 알 길이 없다는 말이다.
운용역이 교체된 경우도 마찬가지다. 교체된 운용역이 운용해온 펀드와 자산 등이 공시돼야 할텐데, 이름 석자만 있다. 하다 못해 출신대학과 이력 등의 프로필도 없다. 생보사에 물으면 대외비라는 답변만 받을 뿐이다. 기자 역시 변액보험에 가입해 있어 고객 입장에서 문의를 해도 운용역 교체의 이유가 퇴사 때문이라는 식이다.
알맹이 빠진 공시는 왜 하는지 모를 일이다. 수익률에 민감하게 반응해 펀드변경권을 사용하려해도 어떤 펀드로 갈아 타야 할지 난감하다. 단지 양호한 기간수익률만 쫓아 펀드를 변경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기간별로 수익률만 잔뜩 있는 공시를 믿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위탁 운용사마다 수익기여도를 밝히고, 교체 운용역의 담당 펀드를 상세히 공개하면 무슨 사단이 날 것 같이 반응하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행여 투자자의 민감도가 높아져 책임공방이 생길 우려 때문이라면 변액보험 사업을 접는 편이 나아보인다. 눈 앞에 작은 이익을 쫓다 더 큰 이익을 잃을 수 있다. 자산규모에 걸 맞는 투명한 운용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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