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10월 27일 15: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풍산그룹 지주회사인 풍산홀딩스가 2년여만에 핵심 자회사인 풍산 주식 매입에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27일 풍산에 따르면 풍산홀딩스는 이달 들어서만 풍산 주식 4만 7444주(0.2%)를 장내에서 사들였다. 주식 매입에는 약 13억 원이 투입됐다. 이로써 풍산홀딩스의 풍산 지분율은 33.3%에서 33.5%로 소폭 상승했다.
하락을 거듭하고 있는 풍산 주가의 추가적인 하락을 막기 위한 조치다. 풍산의 주가는 지난 5월을 기점으로 꾸준하게 상승했고, 9월 초 주당 3만 3000원을 넘어섰으나 이달 들어 2만 7000원 밑으로 떨어지는 등 급격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주식 매입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풍산홀딩스가 주식 매입을 시작한 10월 1일 주가는 2만 8400원이었으나 24일 종가는 2만 6850원으로 9월 초 오히려 5.5% 가량 하락했다.
전기동(Copper) 가격 하락 등의 악재로 올해 수익성이 크게 저하될 거라는 예상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 예상하고 있는 풍산의 3분기 별도기준 누적 영업이익은 약 900억 원으로 이는 지난해 1090억 원, 2012년 1123억 원 대비 200억 원 가량 빠지는 수치다.
핵심 원재료인 전기동의 가격이 하락 추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 수익성 악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11년 초 톤당 9000달러가 넘던 전기동의 국제가는 올해 들어 낙폭이 더욱 커졌고, 간신히 유지하던 7000달러 선은 지난달 무너졌다. 이달에는 6600~6700달러 사이에서 유지되고 있다.
이처럼 전기동의 가격이 반등없이 계속해서 하락하는 것은 풍산에게 달갑지 않은 이슈다. 풍산은 LS-Nikko동제련과 해외제련기업 등으로부터 전기동을 매입해 동판·동관 등을 제조한다. 그런데 전기동 가격이 하락을 지속할 경우 매입 시점의 가격보다 판매 시점의 가격이 낮아지는 메탈로스(Metal Loss)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7000달러를 주고 전기동을 사왔는데, 한달 후 판매할 시점에서의 전기동 가격이 6000달러로 형성될 경우 1000달러의 메탈로스가 발생하는 셈이다. 지난 3분기에는 원달러 환율 상승이라는 호재가 그나마 메탈로스의 확대를 상쇄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풍산홀딩스는 당분간 풍산 주가 부양을 위한 주식 매입을 지속할 계획이다. 목표 주가를 설정한 것은 아니나 주주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까지 주가를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풍산에 대한 지배력 확대를 위한 주식 매입이라는 분석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풍산홀딩스는 2012년에도 풍산의 주가 부양을 위한 주식 매입을 단행한 바 있다. 2012년 2월 3만 6000원에 달했던 풍산의 주가는 같은해 4월 말 2만 8000원까지 떨어졌고, 풍산홀딩스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4월 말부터 5월까지 두 달에 걸쳐 24만 3810주(0.9%)를 장내에서 사들였다.
풍산 관계자는 "전기동 가격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는 것이 주가 하락과 수익성 저하 등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풍산홀딩스가) 풍산 주식 매입을 지속할 방침이며 언제까지 사들일 지는 확실치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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