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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 RFP'로 본 산업은행의 의중 박삼구 회장 우선매수청구권 대응책 요구…법무법인 선정 변수

길진홍 기자공개 2014-11-25 06:55:00

이 기사는 2014년 11월 24일 08: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정하고 투명한 매각절차 진행', '매각대금 극대화로 채권 손실 최소화'. 출자전환으로 확보한 금호산업 경영권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인 채권단이 당면한 과제다.

채권단은 어떻게든 헐값매각에 따른 특혜 시비를 없애고, 매각대금을 끌어올려 채권 손실을 최소화해야 한다. 돌발 변수로 경쟁입찰이 무산되거나 흥행에 실패할 경우 자금을 회수할 길이 멀어진다. 최악의 상황은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아 경영권이 저가에 넘어가는 경우다.


금호산업 RFP

매각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에는 이 같은 채권단 의중이 드러나 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번 RFP 발송 대상에서 4대 회계법인을 제외시켰다. 이에 따라 금호산업 워크아웃 졸업을 위한 회계 실사를 맡았던 삼일회계법인이 빠졌다.

삼일회계법인은 막판까지 매각주관사 지원을 허용해달라고 채권단 설득에 나섰으나 끝내 무산됐다. 채권단 내부에서 출자전환주식 매각준칙에 따라 자산실사를 맡았던 기관이 매각주관사로 참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삼일회계법인은 지난 2011년 금호그룹 패키지딜의 매각주관을 맡은 적이 있다

산업은행은 또 경쟁입찰을 성사시키고, 흥행을 이끌어내기 위해 국내 기관과 해외 기관이 각각 1곳씩 짝을 지어 RFP를 내도록 했다. 지원 자격은 최근 3년 연속 국내외 M&A자문실적 순위 20위 이내 기관으로 제한했다. 더벨과 톰슨의 리그테이블을 기초로 국내외 IB들에게 RFP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주관사는 매각대금 극대화를 위한 잠재적 투자자를 발굴하고 최적의 거래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매각 과정에서 주요 쟁점 등 장애 요인에 대한 해소 방안도 내놔야 한다.

특히 박삼구 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보유한 '우선매수권청구권'에 대한 견제가 눈에 띈다. 산업은행은 우선매수청구권을 염두에 두고 적절한 매각절차 및 대응방안을 수립해오라고 했다. 동시에 유효경쟁입찰 달성을 위한 전략 및 시나리오별 대응방안을 요구했다.

이는 바꾸어 생각하면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박 회장의 견제와 입김을 최대한 억제하고,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는 최적의 매각 구조 설계를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영권 회복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박 회장에 불리한 구도다. 지분 매각이 채권단 의도대로 흘러갈 경우 그의 꿈이 멀어질 수 있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이례적으로 매각주관사에 사전에 법률자문기관을 선정토록 한 점이다. 산업은행은 국적 항공사의 모회사 매각과 우선매수청구권 등 복잡한 법률 이슈를 이유로 들어 사전에 법률자문사 선정을 요구했다.

법률자문사는 매각주관사와 함께 입찰안내부터 평가절차,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참여해 법적 검토를 맡게 된다.

세종 김앤장

시장 관계자들은 법률자문사 선정이 이번 거래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행상충 이슈가 부각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세종의 경우 금호그룹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소송을 도맡다시피 하고 있다. 세종은 지난해 금호석화가 아시아항공이 보유중인 금호산업 출자전환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당시 상호출자가 가능하다는 법률의견을 채권단에 내놨다. 상호출자가 대물변제인지 상계인지 이슈가 됐을 때도 금호그룹 자문을 맡았던 곳이 세종이다.

세종 창업자인 신영무 '법률사무소 신&박' 대표변호사는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등기이사로 등재돼 있다. 이밖에 김앤장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인 최경원 전 법무부장관과 박삼구 회장과는 사돈지간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행상충 이슈가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채권단 관계자는 "투명한 절차로 매각대금을 극대화한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다"며 "RFP접수가 마감되면 운영위원회 심의를 통해 '이해상충' 여부를 면밀히 들여다 볼 계획"이라고 했다. RFP접수 마감은 오는 24일 오후 2시까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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