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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vs 호텔신라, 세계최대 면세점 'WDF' 인수전 격돌 매각자문사 선정 임박‥현지 메디방카 또는 도이치뱅크 유력

이재영 기자공개 2014-11-26 08:58:45

이 기사는 2014년 11월 25일 13: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계 최대 면세점 중 하나인 월드듀티프리(World Duty Free)가 경영권 지분 매각에 곧 나선다. 국내 면세점업계 1, 2위를 다투는 롯데그룹과 호텔신라가 이번 인수전에서 정면 승부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월드듀티프리의 최대주주인 에디지오네(Edizione)는 보유한 지분 전량(50.1%)을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매각자문사 선정에 나섰다. 매각자문사에는 이탈리아 투자은행인 메디방카(Medionabka) 또는 도이치뱅크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21개국에 530여개의 면세점을 보유하고 있는 월드듀티프리는 세계적인 패션그룹인 베네통 그룹의 일원이다. 월드듀티프리의 최대주주인 에디지오네는 베네통 그룹의 지주사 이기도 하다.

1960년대 패션업체로 출발한 베네통은 2000년대 들어 주력인 패션사업 외에 고속도로 통행료 사업, 외식업, 면세점 사업, 통신업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꾀했다. 월드듀티프리도 면세점 사업 확대를 위해 2008년 페로비알로부터 인수해왔다.

하지만 패스트패션(SPA) 등에 밀려 주력인 패션사업이 심각한 매출부진에 빠지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본국인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로존 경제가 악화일로를 걷자 사업 다각화의 성과도 쉽지 않았다. 결국 2012년 상장폐지를 선언했고, 이후에도 그룹 재무구조가 지속적으로 악화되자 월드듀티프리 지분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월드듀티프리 매각에는 롯데면세점(호텔롯데), 호텔신라 등의 한국 면세점 사업자들과 함께 프랑스의 라가르데르그룹(Lagardere group), 스위스의 듀프리(Dufry)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호텔신라는 그간 꾸준히 월드듀티프리 인수를 추진해왔던 것으로 전해지며, 이번 매각의 강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국내 부동의 1위인 롯데면세점에 맞서 호텔신라는 최근 싱가포르 창이공항 내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되는 등 활발한 해외진출을 꾀하고 있다"며 "월드듀티프리 인수에 성공한다면 단숨에 세계적인 면세점 사업자로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애경그룹으로부터 AK면세점을 인수하는 등 국내에서는 충분히 기반을 다진 롯데면세점 또한 해외진출에 대한 의지가 매우 강하다"며 "월드듀티프리 매각이 본격화될 경우, 롯데면세점과 호텔신라 간 건곤일척의 승부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한편, 월드듀티프리의 지분구조는 보유지분 매각에 나선 최대주주 에디지오네가 50.1%, 2대주주인 FMR이 10% 대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밀라노증권거래소 상장사인 월드듀티프리의 시가총액은 24일 기준 약 19억 유로에 달한다.

M&A업계 관계자는 "이번 매각대상 지분인 50.1%를 시가총액 기준으로 단순 계산한다면 약 10억 유로(1조 3000억 원선) 수준"이라며 "하지만 경영권 지분이고, 면세점 사업의 성장성 등을 고려할 때, 최종 거래금액은 훨씬 높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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