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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작사 속앓이' 삼성그룹, 계륵사업 정리했다 [삼성·한화 빅딜]합작파트너 佛 토탈 불협화음...PTA·PX 시황악화 고민 털어

김익환 기자공개 2014-11-27 08:09:59

이 기사는 2014년 11월 26일 11: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은 '전자'와 '후자'로 나뉜다는 말이 있다. 이번에 한화그룹에 매각한 삼성그룹 유화사업 부문은 그룹내에서 대표적인 비주류로 꼽혔다. 업계 정상과는 거리가 멀고, 정상으로 나아가는 것도 여의치 않으면서 이번에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이 매각을 결정한 삼성종합화학은 석유화학업체 삼성토탈 지분 50%를 쥐고있고 올 들어서는 삼성석유화학도 흡수합병했다.

삼성종합화학은 당초 그룹의 골칫덩이로서 1998년 정부주도 '빅딜' 대상으로 거론됐다. 당시 빅딜에 실패한 삼성종합화학은 2003년 프랑스 석유화학업체 토탈과 50대 50으로 합작계약을 체결해 삼성토탈을 설립했다. 삼성종합화학이 설비를 비롯한 유형자산을 전부 현물출자하고, 토탈이 현금 7억 7500만 달러를 출자한 결과다.

토탈을 통해 삼성종합화학은 기사회생했지만 성장 한계도 뚜렷했다. 기간 사업인 석유화학사업은 꾸준한 설비투자가 경쟁력의 근간이지만, 토탈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고 덩달아 삼성토탈의 경쟁력도 떨어졌다. 토탈은 삼성토탈의 설비투자보다는 안정적인 배당수익에 관심이 컸다는 평가다.

실제로 2003년 출범 이후 지난해까지 삼성토탈은 1조 3070억 원을 배당금으로 주주인 삼성종합화학과 토탈에 지급했다. 같은 기간 벌어들인 당기순이익(2조3869억 원)에서 54.8%에 해당하는 자금을 배당금으로 지출한 셈이다. 배당수익이 적잖았지만 합작사 이슈로 성장한계가 뚜렷하다는 점에서 삼성토탈은 그룹의 '계륵'으로 전락했다는 평가다. 한 삼성그룹 관계자는 "설비투자를 위해 배당을 억제하자는 제안을 하기 위해 삼성그룹 임직원이 프랑스 토탈에 직접가기도 했지만 허사였다"고 밝혔다.

삼성그룹은 화학사업 전략에서 토탈과 불협화음을 냈고, 삼성토탈 합작지분 50% 매각을 추진해왔다. 프랑스 토탈부터 다양한 인수 업체를 물색했던 삼성그룹은 한화그룹이 눈에 띄었다. 석유화학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한화그룹이 방산사업 매각거래를 요청하자 삼성토탈 지분까지 넘기겠다며 판을 키운 것이다.

삼성그룹이 매각을 결단한 것은 석유화학 시황이 꺾였다는 점도 작용했다. 삼성토탈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으로 963억 원을 기록해 상반기 영업익을 놓고 볼 때 출범 이후 가장 낮은 실적을 기록했다. 기대 이하의 영업익을 기록한 것은 주력제품인 파라자일렌(PX) 시황악화와 맞물린다. PX 설비공급이 쏟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PX 시황이 단기간에 개선될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삼성종합화학이 흡수합병한 삼성석유화학 사업도 불안하기는 매한가지다. 삼성석유화학은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단일 사업에만 치중해왔다. 합성섬유 원료로 쓰는 PTA는 PX를 가공해 생산한다. 문제는 PTA 시황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삼성석유화학은 2012년 738억 원의 순손실을 냈고 지난해에도 421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PTA·PX 시황으로 삼성종합화학이 고전하고 있다는 점이 삼성그룹의 빅딜에 적잖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한화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것 같다"며 "삼성은 자기가 잘하는 분야에 집중하고, 한화도 케미칼이나 방산에 강점을 살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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