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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기획 자사주 매각, 삼성전자 분할 암시? 지주사 전환앞서 일시적 삼성전자 이관관측..추후 제일모직 이동 전망

장지현 기자/ 문병선 기자공개 2014-11-27 08:09:18

이 기사는 2014년 11월 26일 19: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 일련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제외돼 있던 제일기획이 드디어 지배구조 개편에 동참하는 듯한 거래를 단행했다. 바로 자사주 매각이다.

이번 자사주 매각으로 삼성전자는 제일기획의 2대주주(12.61%)에 올라선다. 1대주주(12.64%)인 삼성물산과는 불과 0.03%포인트 차이다. 기존 1대주주인 삼성물산에 자사주를 넘기지 않고 3대 주주인 삼성전자에 자사주를 넘겼다는 점은 추후 벌어질 삼성전자의 기업 분할을 암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거래의 의미가 남다르다는 관측이다.

26일 제일기획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제일모직이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1150만 주(10%)를 사들이면서 지분이 기존 2.61%에서 12.61%로 늘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삼성물산(12.64%)에 이어 제일기획의 2대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삼성전자 측은 "이번 지분 매입은 제일기획의 역량 강화로 삼성전자의 마케팅 효과를 높이기 위해 이뤄졌다"고 배경을 밝혔다. 제일기획 측도 "경영 안정성 강화 및 유동성 확보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라고 매각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관측은 다르다. 삼성전자 분할 작업 및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3남매간 계열분리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제일기획은 3남매 중 가장 막내인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이 경영을 맡고 있는 곳이다. 남매간 다툼만 없다면 이 사장은 언젠가 제일기획을 따로 떼어 내 분가할 전망이다. 다만 이 사장은 제일기획 지분을 1%도 갖고 있지 않다. 그래서 늘 이 사장이 어떤 방식으로 제일기획 주식을 가지고 갈 지가 관심이었다.

이번에 자사주를 삼성전자에 넘긴 거래는 이에 대한 실마리를 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추후 삼성전자홀딩스(투자사업회사)와 삼성전자(사업자회사) 두개 회사로 분할할 가능성이 높고 분할이 끝나면 제일모직과 삼성전자홀딩스가 합쳐질 가능성이 예상돼 왔다"며 "삼성전자가 지금 제일기획 지분 12%를 갖게 되면 분할 이후 이 지분은 제일모직과 삼성전자홀딩스 합병법인으로 가게 된다"고 분석했다.

이런 예상은 증권가 애널리스트 뿐 아니라 지배구조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요즘 회자되는 시나리오다. 제일모직을 상장하고 삼성전자를 분할한 뒤 제일모직과 삼성전자홀딩스를 합병하는 방안이 3남매 입장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지배지분율을 가지고 갈 수 있는 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그룹은 "지주회사 전환 필요성이 없다"며 이런 관측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번에 제일모직이 자사주를 삼성전자에 넘기면서 시장에서 나오는 삼성전자 분할 시나리오는 어느 정도 실현성을 갖게 됐다. 이 사장은 현재 제일모직 지분 8.37%를 갖고 있다. 그리고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물산→제일기획'으로 이어지는 5단계 출자를 거쳐 제일기획을 지배한다. 그러나 시나리오에 의하면 이 사장은 추후 '제일모직(삼성전자홀딩스 합병 법인)→제일기획'으로 단순화된 출자구조에 의해 제일기획을 경영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언젠가 진행될 남매간 계열분리도 쉽게 한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삼성전자 분할 가능성을 높이는 거래 중 하나가 될 듯하다"며 "추후 삼성전자 분할 시나리오가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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