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증권사들 신용등급 '흔들' [Rating Watch]신평사, 레버리지 배율 증가 주목…실적회복 '미미'
임정수 기자공개 2014-12-18 10:19:00
이 기사는 2014년 12월 17일 15: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본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중소형 증권사의 신용등급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2년 동안의 실적 악화 때문에 전반적으로 재무비율이 악화된데다 내년 시행되는 증권업 규제가 중소형 증권사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 평가이익으로 수익성이 개선되는 분위기지만, 과거의 부진을 상쇄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신용평가사들도 증권사 신용등급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기 시작했다. 내년 상반기 정기평가에서 다수의 중소형 증권사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 신평사, 레버리지 배율 증가 주목…재무비율 악화 모니터링
신용평가사들은 증권사의 레버리지 배율(이하 레버리지)이 증가하고 있는데 주목하고 있다. 금융감독 당국이 레버리지 배율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는 증권사를 적기시정조치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하면서 신용평가에도 상당 폭 이 기준을 반영할 계획이다. 증권사 신용등급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국기업평가가 지난 15일 SK증권의 후순위채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한 것도 이와 관련이 깊다. SK증권은 2013년까지 3년간 적자 누적으로 레버리지가 10배를 넘어섰다. 올해 3분기까지 흑자로 전환했지만, 자산이 많이 늘면서 레버리지가 11배에 육박했다.
11배를 넘어서면 금융 당국의 적기시정조치 대상이 된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규제 내용을 개편하면서 적기시정조치 대상 기준을 NCR 150% 미만에서 100% 미만으로 완화했다. 대신에 2년 연속 적자이고 레버리지가 9배 이상인 경우 또는 레버리지가 11배를 넘어서는 경우 적기시정조치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KTB투자증권의 경우 3분기까지 적자폭이 늘어나면서 레버리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달렸다. 올해 적자를 기록할 경우 2년 연속 적자다. 레버리지는 3분기 말 현재 5.6배다.
특히 자본규모가 적은 중소형 증권사가 재평가 대상에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11월 말 기준으로 자기자본 규모가 5000억 원 미만인 증권사 중 유진투자증권, IBK투자증권, LIG투자증권, KTB투자증권, SK증권 등의 레버리지가 높은 편이다. 상대적으로 자기자본(5000억~1조 원) 규모가 큰 교보증권, 동부증권, 신영증권, 키움증권, 하이투자증권, 한화증권, HMC투자증권 등도 모니터링 대상에 올라 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다수의 증권사가 수익성 악화로 자기자본 증가가 정체되거나 줄어든 반면에 차입을 통해 자산을 꾸준히 늘려왔다"면서 "재무비율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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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적회복 속도 미미…내년 상반기 정기평가때 집중 점검
시황 회복과 금리 인하에 따른 채권평가 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실적 회복이 미미하다는 점도 신용도 평가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신용평가사들은 시황이 개선되면 실적도 회복될 것이라는 점을 들어 실적이 부진한 증권사의 신용등급 재평가를 유예해 왔다. 하지만 올해 3분기까지 실적으로 미뤄 보면 과거의 수익성을 회복하기는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중소형사의 영업 환경이 악화되는 것도 악재다. NCR 규제, 콜차입 규제 등이 중소형 증권사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증권사 간 합종연횡은 자본 규모가 큰 증권사에 대한 브랜드 선호도를 강화시켜, 소매(리테일) 부문에서 중소형사의 입지가 계속 좁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비용 대비 효율성이 높은 기업금융(IB) 등으로 특화해 나가야 하지만 전통적인 회사채(DCM) 발행이나 기업공개(IPO), 유상증자 시장에서도 대형사의 입지가 워낙 공고하다. 이 때문에 중소형사의 경우 자산유동화 신용공여 등으로 특화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유동화 신용공여로 수익을 창출하려 할 경우 전통적인 IB 업무에 비해 리스크 테이킹을 많이 해야 한다는 게 신용도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일부 중소형사들이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등에 신용공여를 늘리면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면서 "신용도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올해 연말 실적이 나오는 내년 상반기에 증권사의 신용등급을 집중 모니터링 하겠다는 입장이다. 신평사 관계자는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수익기반 악화와 낮은 자본완충력 등을 고려하면 계속 신용등급 하향 압력이 예상된다"면서 "내년 상반기 정기평가에서 다수 증권사 신용등급이나 등급전망이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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