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1월 05일 18: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로케트전기가 채권자들이 반대한 회생계획안 제출을 강행하며 법원의 회생계획안 폐지를 유도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법원이 로케트전기가 제출한 회생절차를 폐지했고, 그 피해는 일반 주주와 담보권이 없는 채권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로케트전기는 회생절차를 재추진할 계획이라는 입장이지만 채권단이 회사측의 회생계획안에 동의할지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5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유디제삼차유동화전문 유한회사(이하 유디제삼차) 등 로케트전기 채권자들은 작년 9월 광주지방법원 파산부에 "로케트전기는 운전자금 부족으로 정상적인 영업조차 어려운 상황"이라며 "자력으로 갱생할 것을 기대하기는 불가능하다"라는 의견을 제출했다. 회생절차 인가 후 M&A가 아닌 인가 전 M&A를 진행해 새로운 투자자를 통한 자본투자가 추진돼야 한다고 평가한 것이다.

유디제삼차 등은 산업은행이 보유한 로케트전기의 회생담보권 등 채권을 양수받은 산은금융지주가 100% 지분을 보유한 유동화전문회사다. 이 회사는 로케트전기의 총 회생담보권 321억 원 중 306억 원을 보유한 최대 회생담보권자다.

일반적으로 채무자는 채권자들의 동의를 얻은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한다. 채권자의 동의가 없다면 법원에서 회생절차를 인가할 가능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법원은 작년 12월 5일 로케트전기의 회생절차를 폐지하는 결정을 했다. 법원은 "로케트전기가 회생계획안을 수행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회생절차 폐지 이유를 밝혔다. 채권자가 동의하지 않은 회생계획안에 따른 회생절차 인가를 해줄 수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로케트전기는 "회생절차 폐지 결정 후 광주지방법원에 회생절차 개시 재신청을 검토 중"이라고 대응했다.

유디제삼차가 작년 9월 제출한 의견서에 따르면 로케트전기 회생계획안의 주요 내용은 공장 등을 매각한 대금으로 회생담보권 중 일부를 변제할 계획이었다. 또한 계열사 로케트이앤티에 대한 영업양수도 대금으로도 사용할 예정이었다. 채권자들이 권고했던 인가 전 M&A를 추진해 새로운 투자자를 받아들여 체질 변화를 모색하자는 내용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다.

유디제삼차가 작년 11월 법원에 제출한 의견서에도 "자력갱생을 전제로 하는 회생계획안을 제출할 경우 채권자들은 그 수행 가능성을 믿을 수 없어 회생계획안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지만 로케트전기의 관리인은 회생계획안을 제출했다"고 전했다.

관련업계에서는 로케트전기 행보에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채권자의 신뢰를 잃고 자체적으로 회생절차를 신청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고 지적하고 있다.

M&A업계 관계자는 "회생담보권의 90% 이상을 가진 채권자가 회생계획안을 동의하지 않았는데 법원이 어떻게 회생절차를 인가하겠느냐"면서 "자력갱생의 회생계획안을 제출한 로케트전기의 속내를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명분상 회생절차를 법원으로부터 폐지받고 상장폐지로 이어지게 한 뒤 현 경영진이 내부적으로 덮을 무언가가 있는 것이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