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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실업 매각가, 3000억 원 넘을까 지난해 EBITDA 280억 원…시장 분위기도 우호적

권일운 기자공개 2015-01-19 08:25:30

이 기사는 2015년 01월 14일 10: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실업 매각은 사모투자펀드(PEF)가 국내 완구 업체 경영권을 인수한 뒤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나서는 첫 번째 사례다. 따라서 인수합병(M&A)업계는 영실업의 매각 가격이 동종 업체 밸류에이션(기업가치평가)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거래를 주목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영실업은 지난해 280억 원 이상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기록했다. 헤드랜드캐피탈파트너스가 영실업을 인수한 2012년의 132억 원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매출액 역시 542억 원에서 1100억 원 대로 초고속 성장했다.

통상 M&A 시장에서 기업가치 평가를 위해 가장 널리 사용하는 지표는 에비타 배수(EV/EBITDA)다. 최근 PEF가 단행한 M&A 거래의 경우 통상 EBITDA의 9~10배를 적용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영실업 매각가는 인수가(600억 원)보다 큰 폭으로 오를 전망이다.

순차입금(Net Debt)이 마이너스(-)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할 요소다. 이는 현금성 자산이 차입금보다 많다는 의미로,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에서 차입금을 뺀 금액을 거래 가격에 더하는 게 일반적이다. 영실업은 2013년 대차대조표 기준 현금성 자산이 차입금보다 200억 원 가까이 많았다. 순부채는 지난 해에도 비슷한 상황을 유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에비타 배수와 순부채 규모를 반영한 영실업 지분 100%의 거래 가치는 3000억 원을 넘을 수도 있어보인다. EV/EBITDA 9배를 적용하면 2720억 원, 10배일 경우 3000억 원이다.(2014년 추정 EBITDA 280억 원, -200억 원 순차입금 가정시)

후보들 간 경쟁 구도가 형성된다면 가격은 더 높아질 수 있다. 특히 최근 왕성하게 국내 콘텐츠 기업 투자에 나선 중국 자본이 인수전에 가세한다면 EBITDA의 10배를 넘는 값을 치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전략적투자자(SI)의 경우 시너지만 확실하다면 '베팅'을 주저하지 않는다.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EBITDA의 10배를 넘는 가격에 거래된 완구 회사가 많다. 일본 완구회사 토미(Tomy)는 캐릭터 완구 업체 RC2를 인수할 때 EBITDA의 11배를 지불했다. 이탈리아 애니메이션 캐릭터 완구 업체인 지오치 프레지오시(Giochi Preziosi)는 현지 PEF에 EBITDA 18배 가격에 팔렸다.

동종 업계에 속한 국내 상장사들을 보더라도 EBITDA의 10배는 비싸지 않다는 평가다. 영실업과 가장 사업 모델이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는 손오공은 3년 연속 손실을 내고 있지만 시가총액이 700억 원을 넘는다. 시가총액이 1300억 원 대인 오로라월드의 최근 4개 분기 EBITDA는 70억 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상장사라는 프리미엄을 고려하더라도 캐릭터 완구 업체들에 대한 시장 평가는 우호적인 편이다.

캐릭터 사업과 완구 사업을 병행하는 영실업의 가치를 평가할 때 전통적인 제조업과 동일한 잣대를 들이대는 건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사업의 영속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예컨대 음반 산업만 보더라도 한 장의 앨범만 히트시킨 가수를 일컫는 '원 히트 원더'가 수두룩하다.

하지만 '파워레인저', '건담'과 같은 해외 유명 캐릭터들이 수십년 간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에서 '또봇', '바이클론즈' 등 영실업 캐릭터의 생명력도 못지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찮다. 영실업이 신규 캐릭터를 론칭하는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M&A는 결국 기업의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가 아닌 비즈니스 모델을 인수하는 것인 만큼 회사의 시스템이 얼마나 잘 갖춰져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영실업 인수 후보의 경우 캐릭터 개발 능력이나 제품 마케팅, 사후관리(AS) 체제 등이 경쟁사보다 얼마나 우월한지를 살펴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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