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NH證 IB의 강점은 딜 포트폴리오" [thebell interview]정영채 NH투자증권 IB사업부 대표
신민규 기자/ 임정수 기자/ 이길용 기자공개 2015-01-21 09:42:48
이 기사는 2015년 01월 19일 11: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5년은 NH투자증권이 통합 증권사로 본격 출항하는 원년이다. 통합만으로 자산과 자기자본, 임직원수 등 외형적인 면에서 이미 선두다. 연초부터 대한항공, NHN엔터테인먼트 유상증자 등 빅딜을 잇따라 수임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기업공개(IPO)는 변수가 없다면 20개 이상도 가능한 상황이다.올해로 11년째 투자은행(IB) 사업부를 전두지휘하고 있는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도 국내 최대 증권사의 IB 사업부 대표(부사장)를 맡아 어깨가 한층 더 무거워졌다. 은행, 보험, 캐피탈, 저축은행에다 국내 최대의 지역 조합망까지 거느린 농협과의 시너지를 활용해 국내 최고의 IB임을 증명해 보여야 한다.
경쟁 증권사들도 긴장하면서 NH투자증권 IB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주목하고 있다. 더벨이 NH투자증권 통합 원년이자 창립기념일인 지난 16일 정 대표를 만나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 "공모 딜 외형경쟁으로는 수익 못내…토털 솔루션 제공으로 위기 극복"
정 대표는 IPO, 유상증자, 회사채 등 전 부문 리그테이블 1등 보다는 전 부문 톱 티어(Top tier)를 꾸준히 유지하는 증권사가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지나친 양적 경쟁은 기업에도, 증권사에도 득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그렇다고 목표를 낮춰 잡은 것은 아니다. 올해 IB사업부의 경상이익 목표치를 700억 원으로 잡았다. 영업수익 기준으로는 1500억 원이다. 기존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 실적을 합쳐 놓은 것에 20%가량 더한 수치다. 기업과 장기적인 관계를 통해 자문부터 딜 클로징까지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면서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기업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필요하면 사모 딜(Private Deal)도 적극적으로 맡을 생각이다. 그가 이런 큰 그림을 강조한 것에는 시장 환경변화가 우선했다. 기존의 전통적인 딜을 따내기 위한 경쟁으로는 더 이상 수익을 내기 어렵고 기업 역시 원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그는 올해 IB(투자은행)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낮다고 점쳤다. 재작년부터 회사채 만기가 길어져 먹거리가 줄었고 기업의 경제성장률이 크게 둔화됐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경제성장률 쇼크라는 표현을 쓰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부채비율을 떨어뜨리고 이자보상율을 높여 나가게 마련"이라며 "기업들은 금융 부문 역시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딜 클로징 리스크가 없는 곳을 선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올해 기업공개(IPO), 유상증자, 회사채 등 전분야에서 기존의 쏠림 현상이 더 본격화될 것으로 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빅 5' 증권사로 딜 집중도가 향후 더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지난해 ECM 주관시장의 50%를 웃도는 물량이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DB대우증권, KB투자증권 등 4개 증권사에서 소화됐다.
특히 1~3위를 석권한 NH투자증권(16.7%), 한국투자증권(15.9%), KDB대우증권(12.9%) 빅3가 차지하는 물량은 전체의 45%에 달했다. 정 대표의 설명대로 기업들이 네트워크와 트랙레코드를 확보한 증권사에게 대표주관을 주는 현상이 2010년 이후 줄곧 심화되고 있다. 수수료 덤핑이 만연한 가운데 이왕이면 트랙레코드가 우수한 하우스를 선정한다는 얘기다.
실제 정 대표는 기존의 전통적인 상품군들의 수익성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내부적으로도 회사채나 유상증자의 비중이 줄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존의 공모 딜에서의 외형 경쟁이 의미가 있을지 반문했다.
오히려 과거 2005년부터 지향해온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IB로서의 본격적인 면모를 보일 때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기업들이 불확실한 시장환경에서 비교우위에 있는 핵심사업 위주로 빠르게 재편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은행은 이 과정에서 실물부분의 구조조정이나 효율성 제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봤다.
NH투자증권이 더 이상 개별 프로덕트 별로 1등을 목표로 하고 있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NH투자증권은 지난해 개별 프로덕트 부문에서 1등을 놓쳤지만 전체 ECM 리그테이블에서는 수위를 차지했다. 특정 분야에 강한 하우스가 아니라 '토털 솔루션' 차원에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제공할 수 있는 하우스가 돼야 한다는 말이다.
정 대표는 "내부적으로 전체 통합 1등이 목표"라며 "개별 딜로 접근하는 게 아니라 기업 입장에서 A부터 Z까지 풀 라인업으로 서비스를 가져가자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라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 작업, 현대중공업의 신종자본증권을 이용한 자본확충, MBK파트너스의 네파 지분인수시 신디케이트론을 이용한 인수금융, 한진해운 벌크선 사업부 인수금융 등을 기업과 오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찾아낸 딜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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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증권사로서 NH투자증권의 강점은 막강한 자본력이다. NH투자증권은 자기자본이 3조 4000억 원에서 4조 3000억 원 수준으로 크게 늘어났다. 자기자본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 자체 북(book)을 통한 비즈니스 확대는 큰 관심사다.
정 대표는 단순히 자금을 사용하는 것보다는 NH투자증권의 크레딧을 많이 활용할 생각이다. 그는 "증권사 비즈니스의 경우 실제로 대출을 하는 것 보다 크레딧을 활용하는 쪽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기존 중소형사가 추구한 방식보다는 기업과 인수합병 관련된 부분, 수익형 부동산 정도로 넓혀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역시 기존의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접근하지 않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NH투자증권은 과거 웅진홀딩스에 거액을 대출해줬다가 웅진그룹 사태로 문제가 된 적이 있다. 그는 기존 북 활용방식이 자금을 대여해주고 스스로 책임지도록 하는 식이었다면 이제는 같이 책임지고 공유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내다봤다. 한라그룹 지주사체제 전환 작업 당시나 한진해운 벌크선 사업부 인수금융 등 중요한 구간에서 총액인수확약서를 쓴 게 그 예이다.
옛 우리투자증권의 북 인벤토리는 6000억~7000억 원 정도이고 NH농협증권은 2조1000억 원 수준이었다. 올해 여기에 1조 원 정도를 추가할 생각이다.
두 회사가 통합했지만 IB사업부 조직은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다. 내부적으로 밸류에이션 능력이나 역할 분담을 통한 효율성 제고가 과제이지만 별도 부서를 만드는 것은 오히려 비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 오히려 기존의 상품별 협의회를 통해 전문가들이 직접 협의하는 게 더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봤다.
NH투자증권은 오랫동안 네트워크를 관리하는 '커버리지'와 콘텐츠를 중심으로 하는 '프로덕트' 라인을 이원화한 조직을 꾸려왔다. 올해도 각 라인별로 경쟁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갈 생각이다. 지금도 커버리지에서는 NH농협은행의 대기업고객과 커뮤니케이션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과거 단순 채널 비즈니스 위주였다면 NH투자증권 입장에서는 NH농협은행, NH농협생명, NH농협손해보험, 지역농협 등 활용할 수 있는 채널이 거대해졌다. 여기에 자산까지 많아져 결과적으로 '딜 완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정영채 IB사업부 대표 주요 약력
△ 1964년 경북 영천 출생
△ 1986년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 1988년 대우증권 입사
△ 2005년 대우증권 IB담당 상무이사
△ 2005년 우리투자증권 IB사업부 대표
△ 2015년 NH투자증권 IB사업부 대표(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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