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IPO 테마는 '지배구조 개편' [Market Watch]현대차·롯데·SK·애경家 IPO 돌입...흥행 자존심 주목
민경문 기자공개 2015-01-23 13:15:30
이 기사는 2015년 01월 21일 17: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은 과거 어느 때보다 많은 대기업들의 참여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이노션(현대차), 롯데정보통신, SK D&D, 제주항공(애경) 등 상당수 IPO 딜이 자금 조달 목적 외에도 창업주 2~3세들의 승계 작업 및 계열사 재편작업과 맞물려 있어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작년 삼성SDS, 제일모직 등 삼성 계열사 IPO 때문에 미뤄져 왔던 상장 작업이 올해 한꺼번에 몰리는 형국이다. IPO 업무의 특성상 일정 중복이 불가피한 만큼 상장 공모 흥행을 둘러싼 기업간 자존심 대결도 주된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노션·SK D&D상장, 각각 정의선 부회장·최창원 부회장의 구주매출 여부 주목
현대차그룹 광고대행사인 이노션은 지난해 10월 우리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최근 실사를 마치고 내달 중 해외 넌딜 로드쇼(NDR)를 진행할 계획이며 상반기 중 거래소 예심 청구서를 제출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예상 시가총액만 1조 3000억에서 1조 5000억 원에 달하고 있다.
사측이 밝힌 상장 목적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 회피다. 그룹 총수와 특수관계인이 계열사 지분 30%, 비상장 계열사 지분 20% 이상을 보유한 경우 규제가 적용되기 때문. 최대주주인 정성이 고문(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장녀)의 지분 40%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지분 10% 가운데 일부를 매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정 부회장의 현대차 그룹 승계 작업의 일환이 아니냐는 해석에 무게감을 두고 있다. 지난해 8월 30% 매각에 이어 이번 IPO로 잔여 지분을 처분함으로써 현대모비스 지분 인수 등에 사용할 자금을 마련한다는 것. 최근 현대글로비스 지분 블록딜을 시도한 것도 결국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정 고문은 동생인 정 부회장이 지분을 매각할 경우 이노션에 대한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
SK D&D는 2009년 최태원 SK그룹 회장 중심의 지배구조 재편을 위해 상장했던 SK C&C를 떠올리게 한다. 주인공이 최 회장의 사촌인 최창원 부회장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SK D&D의 상장이 결국 SK케미칼을 중심으로 한 최 부회장의 독립 경영을 강화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SK D&D는 '최창원→SK케미칼→SK가스→SK D&D'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최하단에 있다. 주목할 점은 최 부회장이 SK D&D지분을 37.4%나 갖고 있다는 것. 결국 구주매출해 얻는 자금으로 부족한 SK케미칼 지분(13.17%)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앞서 최 부회장이 보유중인 SK가스 지분 6.1%를 700억 원 에 매각한 뒤 SK케미칼 지분 2.9%를 사들인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롯데정보통신 IPO, 순환출자 구도 영향은...채형석 애경 부회장 입지 변화 주목
롯데정보통신은 2013년 대우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한 이후 꾸준히 상장 시기를 조율해 왔다. 작년 하반기 상장을 노렸지만 자회사인 현대정보기술의 실적 부진과 같은 업종인 삼성SDS에 밀려 일정을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 늦어도 올해 상반기에는 거래소 예심을 청구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1,2대 주주인 롯데리아와 대홍기획의 지분율이 60%가 넘기 때문에 지배구조 상 큰 문제가 없는 롯데제과(6.1%), 롯데칠성음료(1.5%), 호텔롯데(2.9%) 등도 소수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롯데쇼핑→롯데리아, 대홍기획→롯데정보통신→롯데쇼핑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롯데정보통신은 창업주 일가 지분(신동빈 7.5%, 신동주 4%, 신영자 3.5%)도 적지 않다. 당장 올해 초 해임된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계열 분리 차원에서 롯데정보통신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제주항공과 AK켐텍 두 개 계열사의 상장을 동시에 추진중인 애경그룹의 경우 채형석 그룹 총괄 부회장의 입지 확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채 부회장은 장영신 애경 회장의 장남이자 그룹 정점인 AK홀딩스의 최대주주로서 사실상 그룹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그룹의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하며 매제인 안용찬 생활항공부문 부회장에 제주항공 경영을 맡긴 것도 채 부회장이었다.
특히 AK켐텍은 채 부회장이 4.24% 지분을 갖고 있는데 이번 상장을 통해 구주 매출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어차피 AK홀딩스가 지분율 72%로 든든한 경영권 지분을 갖고 있는데다 3대 주주인 애경유지공업(6.08%)의 최대주주 역시 채 부회장이기 때문이다.
IPO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연기했던 대형 IPO 딜이 잇따라 쏟아져 나오고 있다"며 "지배구조와 관련된 딜이 다수라는 점에서 딜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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