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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화재의 이유있는 '고배당' 건정성 유지·배당금 계열사 재투자 명분…배당자제 엄포 금감원도 '수긍'

안영훈 기자공개 2015-02-09 08:30:06

이 기사는 2015년 02월 05일 17: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장 보험사 대부분이 시장의 기대를 뒤로 하고 배당성향 유지·축소에 나선 가운데 메리츠화재가 35%에 육박하는 배당성향을 결정,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배당은 안된다'는 뜻을 전한 금융감독원조차도 메리츠화재의 고배당성향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5일 머니투데이 더벨이 2014 회계연도 주요 상장 보험사의 배당성향 분석 결과, 메리츠화재를 제외한 대부분의 보험사는 지난해 대비 배당성향을 유지하거나 축소했다.

메리츠

◇ 깨저버린 보험사 고배당 기대감

지난해 7월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배당확대 정책을 발표하면서 보험사에 대한 시장의 고배당 기대감은 커졌다.

특히 삼성물산 보유지분 매각으로 3600억 원에 달하는 일회성 수익이 생긴 삼성생명에 대한 배당 기대감은 그 어느때보다 컸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경우 주주환원정책에 따라 이익의 30% 배당을 목표로 하고 있고, 최 경제부총리의 배당확대 정책으로 인해 금융감독원의 배당 자제 요구도 적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삼성생명의 2014 회계연도 배당성향(연결재무제표 기준)은 25%로, 전년도(27.7%)에 비해 축소됐다. 계열사인 삼성화재는 전년도(23.5%)와 비슷한 23.6%의 배당성향을 결정했지만 시장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

삼성그룹 보험계열사 뿐 아니라 전년도에 22.7%의 배당성향을 기록한 동부화재도 간신히 20.9%의 배당성향을 결정, 체면만 차린 상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배당성향이 줄어들어 시장의 실망감이 크다는 말은 여러번 들었다"면서 "배당성향은 줄었지만 실제 주당 배당액이나 배당총액은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최 경제부총리의 배당확대 정책으로 기대감이 커졌지만 여전히 금융감독원은 건전성을 내세워 고배당 자제를 암중으로 요구하고 있다"며 "배당성향 30%는 절대 안된다는 암시도 실제로 있었다"고 덧붙였다.

◇ 메리츠화재, 35% 고배당성향 '명분 갖추기'

메리츠화재는 지난달 27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전년 대비 10%포인트 이상 상승한 34.8%의 배당성향을 결정, 시장을 놀라게 했다. 실제 주당 배당액은 전년도 320원에서 380원으로 소폭 증가에 그쳤지만 당기순이익이 줄어들면서 배당성향이 크게 상승했다.

금융감독원의 고배당 자제 엄포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배당성향을 축소했던 보험업계에선 형평성 논란이 불거졌다. 배당성향 결정시 금융감독원의 입김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을 감안할 때 메리츠화재의 고배당 성향은 금융감독원의 승인을 거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메리츠화재의 경우 고배당 성향을 결정하면서 금융감독원과의 사전 교감이 있었고, 금융감독원은 메리츠화재의 결정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메리츠화재가 금융감독원이란 문턱을 넘을 수 있었던 것은 명분 때문이다.

메리츠화재 주주 중 외국인 비중은 15% 수준으로, 타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아 배당금의 해외 유출이 적다.

지배구조상 메리츠화재의 최대주주는 메리츠금융지주이고, 메리츠화재의 배당금이 메리츠금융지주를 거쳐 계열사인 메리츠캐피탈 등의 자본확충에 사용된다는 점도 고배당 성향 결정에 한몫했다. 메리츠화재 전체 배당금 중 메리츠금융지주의 몫은 191억 원 수준인데, 메리츠금융지주는 오는 10일 운영자금 지원을 위해 300억 원의 규모에 메리츠캐피탈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배당에 따른 메리츠금융그룹의 선순환 투자구조와 함께 배당후에도 메리츠화재의 건전성이 크게 훼손되지 않는다는 점도 고배당의 명분이 됐다. 메리츠화재의 배당 후의 지급여력비율(RBC비율)은 230% 수준으로, 지난해 9월 말 232.3%와 큰 변동이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메리츠화재의 경우 배당 후에도 RBC비율이 금융감독원이 요구하는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배당금이 개인 오너가 아닌 그룹 계열사의 투자자금으로 사용된다는 명분이 있었다"면서 "메리츠화재의 명분은 건전성 유지를 위해 고배당을 억제하려는 금융감독원과 배당 확대를 통해 경제 선순환 고리를 만들겠다는 정부의 시책 모두를 만족시켰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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