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상장 中기업, '늑장' 회계법인 교체 검토 中 헝성그룹, 딜로이트에서 국내 토종법인으로
신민규 기자공개 2015-02-11 10:08:48
이 기사는 2015년 02월 09일 10시2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외부감사 지연으로 국내상장에 발목이 묶인 중국기업이 회계법인 교체에 나섰다. 감사 강화라는 명목을 내세워 수개월째 기다려왔지만 사실상 시간만 끌고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는다는 불만이 누적된 것으로 보인다. 해외기업의 국내 상장시 글로벌 '빅4' 회계법인을 써왔던 관행이 바뀔지 주목된다.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헝성(恒盛)그룹의 대표주관사인 신한금융투자는 외부감사를 맡은 딜로이트를 국내 토종 회계법인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 역시 딜로이트를 중국기업의 회계법인으로 사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첫 행보다.
상장전 회계법인을 교체하면 시장에서 수긍할만한 이유를 대야하고 절차도 새로 시작해야 해 번거로운 면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계법인 교체에 나섰다는 것은 그동안 불만이 상당히 누적됐던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9월 중국 금융당국의 회계감사 강화지시가 내려진 이후 담당 회계법인은 반년 넘게 감사보고서를 내놓지 않았다. 해당기업과 대표주관사 입장에서는 회계법인의 구체적인 답변이 없어 이후 절차를 추진하지 못했다. 특히 헝성그룹과 하이촨약업 등은 지난해 국내상장 완료를 목표로 할 정도로 중국기업 상장 1순위로 꼽혀온 상태라 실망이 컸다.
그동안 해외기업의 국내상장은 글로벌 '빅4' 회계법인이 주도하는 것이 관행처럼 자리잡혀 있었다. 규정상 토종 국내법인도 사용할 수 있지만 해외기업의 감사를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한국거래소의 선호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빅4' 회계법인 중 언스트앤영(EY)은 중국고섬 감사를 맡은 후유증으로 중국기업 수임을 꺼리는 편이다. KPMG와 PWC도 수수료 수입이 적어 사실상 중국기업 감사에는 손을 놨다는 후문이다. 이러다보니 자연히 딜로이트로 국내상장하는 중국기업 감사의 수임이 몰렸던 셈이다.
글로벌 회계법인을 선정해 높은 수임료를 내고도 그에 상응하는 적극적인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면서 점차 실력있는 국내 회계법인을 찾는 게 더 낫다는 공감대가 쌓여가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국내 상장하는 중국기업의 덩치가 작아 '빅4' 회계법인으로서는 '계륵'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수임료를 받고 얼마나 성의있게 감사를 맡아줄지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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