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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기업 회계법인의 침묵, 약일까 독일까 [thebell note]

신민규 기자공개 2015-02-06 09:47:11

이 기사는 2015년 02월 05일 08: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중국기업의 국내상장이 긴 공백을 깨고 본격화될 듯하더니 연초가 지나도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담당 회계법인의 감사보고서가 늦어져 국내 상장절차를 반년째 밟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만 해도 상장 1순위로 꼽혔던 헝성(恒盛)그룹과 하이촨약업 등 두 중국기업은 당초 2014년 상장완료를 목표로 했다.

제동은 중국 금융당국에서 먼저 걸었다. 지난해 9월 독일에 상장한 중국 울트라소닉 대표가 공금을 횡령한 사건이 있었다. 이후 중국 금융당국이 해외에 상장하는 모든 중국기업의 회계감사를 강화하도록 주문한 것이다. 이후 6개월째 회계법인의 감사보고서는 나오지 않았다. 이제는 지난해 하반기 실적을 포함해서 감사보고서를 다시 작성해야 하는 상황이다.

과거 고섬사태를 겪은 터라 중국 금융당국이 먼저 나서서 회계감사를 강화한 것은 환영할 일이다. 늦어진 만큼 회계법인이 면밀히 검토해 향후 발생할 문제를 미연에 방지한다면 모두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

문제는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중국 금융당국의 지시는 구두로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뚜렷하게 검토항목을 정해준 게 아니다. 해당 기업과 국내 대표주관사들은 회계법인으로부터 수개월째 전해들은 얘기가 없다. 회계법인의 묵묵부답에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른 모습이다. 중국기업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유안타증권 등은 모두 비슷한 상황이다.

회계감사가 6개월 이상 지연되는 경우는 이례적으로 꼽힌다. 문제가 있다면 관계자들간에 긴밀한 의사소통이 우선시 돼야 한다. 지금처럼 국내에서 기다리는 것 말고 방도가 없는 상태라면 향후 등장할 리스크에도 후행적으로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중국기업 상장시 글로벌 4대 회계법인을 더이상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도 내비치고 있다. 국내에서 밀접하게 교류하면서 해외기업 감사에 집중해줄 회계법인들이 적지 않게 생겼다는 것이다.

아직 상장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전이다.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회계법인이 질질 끄는 인상을 주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다. 해당기업에도 피해가 가는 일이다. 독촉을 할 일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회계법인이 무한정 기다리게 할 권리가 있는 것도 아니다. 모처럼만에 중국기업 성공작을 만들어 보려는 노력이 꺾이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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