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강, 실적 개선 '기저 효과일 뿐' 영업익 125억, 전년 比 828%↑…전년도 희망퇴직 일회성비용 반영 영향
김장환 기자공개 2015-02-10 09:16:00
이 기사는 2015년 02월 09일 11: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철강이 매출액 감소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크게 개선돼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실적 향상은 단순 기저 효과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국철강은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 7471억 원, 영업이익 125억 원, 당기순이익 175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828.3% 증가했다. 순이익은 86.6% 늘어난 수준이다.
실적 발표 직후 한국철강은 주식시장에서 신고가를 갱신할 정도로 이목을 끌었다. 철근, 단조제품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 전방산업인 조선시장 및 공업용 기계시장 경기 불황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안정적 실적을 올렸다는 점이 긍정적 평가로 이어졌다.
하지만 한국철강의 지난해 실적 향상은 기저효과가 크게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013년 대규모 명예퇴직을 단행한 것이 그 해 실적을 급감시킨 배경이 됐기 때문이다. 이를 고려하면 지난해 순수 영업을 통해 거둬들인 이익은 전년 보다 오히려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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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강은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삼촌이자 고 장경호 창업주의 6남 장상돈 회장 일가 회사다. 2001년 동국제강에서 완전히 분리된 후 KISCO홀딩스를 중심으로 20여 개 계열사를 거느린 회사로 성장했다. 2013년 장 회장이 대표직을 사임하면서 아들 장세홍 대표이사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2010년까지만 해도 안정적 성장세를 보였던 한국철강그룹은 이듬해부터 크게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한국철강, 환영철강공업, 한국특수형강 등 주요 계열들이 철강업 중심의 사업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관련 분야에서 침체가 시작된 탓이다. 공급과잉, 글로벌 경기부진, 전방산업 악화 등 삼중고에 시달리며 안정적 실적이 크게 깎이기 시작했다.
한국철강만 보더라도 2010년 매출 9405억 원, 영업이익 449억 원, 순이익 458억 원을 기록하며 안정적 실적을 보였지만 불과 2년 뒤부터 실적이 크게 고꾸라지기 시작했다. 2012년 매출은 1조 원을 넘어섰지만 427억 원대 영업손실, 335억 원대 순손실을 기록했다. 철근, 단조제품 등 생산 판매에 주력하는 상황에서 전방산업인 조선 및 공업용 기계시장 경기가 침체기를 보였던 탓이다.
여기에 박막전지 사업에 무리하게 뛰어들었던 것이 발목을 잡았다. 한국철강은 태양광 박막전지를 신수종 사업으로 삼아 2008년 국내 최초로 제품을 생산하며 관련 분야에 진출했다. 불과 1~2년 뒤부터 중국 기업 등의 진출로 태양전지 제품의 가격경쟁력 약화가 심화됐다. 이로 인한 적자가 회사 전체 실적에 악영향으로 이어지면서 결국 2012년 관련 사업을 완전히 접었다. 거액의 투자비만 날려버리게 됐던 것이다.
신수종 사업 실패, 본업 침체 등으로 인한 수익성 부진이 심화되자 한국철강은 2013년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인력 감축 규모는 밝히고 있지 않지만 100여 명에 달하는 임직원이 퇴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발생한 희망퇴직 비용만 158억 원이었다. 일회성비용으로 판매비와 관리비에 희망퇴직비가 고스란히 유입된 것이 2013년 실적을 크게 악화시킨 원인이 됐다.
만약 당시 희망퇴직 비용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한국철강의 2013년 영업이익은 280억 원 가량을 기록했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자연스럽게 당기순이익 역시 오르는 결과를 내놓을 수 있었다. 2013년도 순이익은 94억 원으로 전년도 대규모 손실 탓에 흑자전환을 성공하기는 했지만 예전에 비하면 크게 미흡한 수준이었기는 마찬가지다.
이를 보면 한국철강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호실적'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2013년도 희망퇴직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을 배제하면 지난해 영업이익은 오히려 전년 보다도 크게 악화된 수준이다. 영업을 통해 발생한 이익을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도 대비 오히려 55.4% 가량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한국철강의 지난해 손익은 여전히 전방산업 침체로 인한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추세를 보여준다. 증권사 관계자는 "철근시장 부진으로 지난해 초 톤당 판가가 70만 원 이하로 떨어졌고 하반기에는 물론 올해 들어서도 회복세가 더디게 이어지고 있다"며 "국내 조선소들의 수주 증가로 인해 대형단조 부문 수주 증가가 예상됐지만 이 역시 뚜렷하지는 않아 올해 실적 역시 긍정적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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