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 IPO 기대감...정의선의 넥스트스텝? 모비스 지분 확보 불가피...몸값 키운 후 상장 시나리오
임정수 기자공개 2015-02-23 09:55:21
이 기사는 2015년 02월 17일 16: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비스 지분 블록딜 이후 현대엔지니어링 기업공개(IPO)가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다음 단계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그룹 승계를 위해 지배구조의 정점으로 거론되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글로비스 블록딜, 이노션 상장에 이어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으로 자금을 확보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블록딜 대금, 모비스 지분 3% 인수 가능…추가자금 확보용 현대엔지 IPO 기대 확산
17일 IB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이 글로비스 지분 322만여주(8.59%)를 매각한 자금 7427억 원은 핵심 계열사 지분 인수에 활용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정 부회장은 그룹 지배구조 상 핵심 계열사로 꼽히는 곳의 지분을 거의 보유하지 않고 있다. 글로비스 지분을 제외하면 기아차 1.74%, 현대엔지니어링 11.72%, 이노션 10.00%, 현대위아 1.95%, 현대오토에버 9.47%가 전부다.
정 부회장이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다른 계열사 보다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우선적으로 확보하는 방안이 유력시 된다. 모비스는 현대자동차 지분 20.78%를 보유한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으로, 모비스 지분을 상당 수 확보하는 것 만으로 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된다. 최근 글로비스 블록딜 과정에서 글로비스 주가가 급락하고 모비스 주가가 급등한 것도 이러한 시장의 해석에서 비롯된 결과다.
하지만 지분 인수자금이 문제다. 현대모비스의 시가총액은 23조 6000억 원 수준. 정 부회장이 블록딜로 마련한 자금 7427억 원으로는 모비스 지분 3%를 조금 넘는 분량 밖에는 확보하지 못한다. 우선적으로 매입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이는 현대제철이 보유한 모비스 지분 5.66%을 모두 사기에도 턱없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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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지만 정 부회장이 현대제철이 보유한 모비스 지분과 기아차가 갖고 있는 모비스 지분 16.88%을 매입 대상으로 삼을 것이란게 증권업계의 주된 시각이다. 두 회사가 보유한 모비스 지분은 현대모비스→현대자동차→현대제철→현대모비스와 현대모비스→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두 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데도 핵심이 된다.
이 때문에 정 부회장이 11.72%를 들고 있는 현대엔지니어링 IPO가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장할 경우 정 부회장은 구주 매출을 통해 최소 5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최근 주가 상승으로 장외시장 기준으로 시가총액이 6조 5000억 원에 육박하고 있다. 모회사인 현대건설의 시가총액은 17일 종가 기준 5조 444억 원이다.
아울러 현재 상장 작업이 진행 중인 이노션의 경우 상장 후 몸값은 최대 2조원대로 추산되고 있다. 정 부회장이 보유 지분 10% 전량을 구주 매출할 경우 약 2000억 원을 확보할 수 있다. 따라서 글로비스 지분 블록딜(7427억 원), 이노션 상장,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등으로 확보한 1조5000억~2조 원대의 자금이 동시에 모비스 지분 확보에 투입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분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을 통해 자금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 현대엔지 실적개선 몸만들기...상장용?
최근 그룹 차원에서 진행하는 현대엔지니어링 일감 몰아주기 등도 상장을 위한 몸 만들기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4월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이 합병하면서 합병 존속법인인 현대엔지니어링 지분 11.72%를 보유하게 됐다. 기존 현대엠코 지분이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으로 바뀐 결과다.
이후 1년 동안 현대엔지니어링의 수주 잔고는 급증했고, 지난해 매출과 이익 규모가 급성장 했다. 매출은 7조 2000억 원으로 1년 만에 114% 증가했다. 이익 규모도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실적이나 외형 성장 추세를 보면 그룹 차원에서 현대엔지니어링 가치 상승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 "정 부회장의 자금 확보 차원에서 본다면 현대건설과의 합병을 통한 우회 상장 보다는 현대엔지니어링 단독 상장이 더 유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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