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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建, 비자금 수사..조달 계획도 차질 사우디 국부펀드 MOU 이행 불투명…만기채 차환 어쩌나

민경문 기자공개 2015-04-03 09:34:47

이 기사는 2015년 04월 02일 08: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우디 국부펀드와의 자본 제휴가 불확실해지면서 포스코건설의 만기 도래 회사채의 상환 계획도 차질을 빚고 있다. 당초 사우디 측으로부터 유입되는 자금을 통해 2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상환할 예정이었지만 검찰의 비자금 수사로 딜 성사를 가늠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차환 발행도 검토하고 있지만 청약 실패에 대한 우려 때문에 의사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아 보인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지난달 사우디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의 압둘라만 알 모파디 총재를 만나 건설, 자동차 등 포괄적 협력 관계를 구축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PIF가 포스코건설에 10억 달러 이상의 지분(신주 및 구주)을 투자하고 합작 건설사(JV)도 설립한다는 내용이었다. 본계약은 지난달까지 체결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포스코건설을 중심으로 비자금 조성 의혹이 불거지면서 포스코그룹 전반에 대한 검찰조사가 시작됐다. 전현직 임원들의 검찰 소환이 줄줄이 이어지면서 사우디 PIF와의 본계약 체결 역시 당분간 연기가 불가피해졌다. 거래 관계자는 "사우디PIF와의 협상이 무산된 것은 아니지만 검찰 수사가 마무리될 때까지는 본계약 체결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사우디PIF를 대상으로 한 신주 발행 자금으로 만기 회사채를 상환하려 했던 포스코건설 입장에서는 당장 자금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올해 포스코건설은 7월과 12월에 각각 1000억씩 총 2000억 원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올 들어 부채비율 관리를 위해 회사채 차환 발행을 피하려 했던 만큼 사우디PIF와의 자본 제휴는 최선의 시나리오였다. 포스코건설은 자체 자금 부담을 최소화하고 재무 개선에 나설 수 있었다.

최근 시중 금리가 1%대로 떨어진 상황에서 회사채 차환을 다시 검토해 볼 수 있겠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작년 6월 1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이 기관투자가 수요 부족으로 흥행에 실패한 건 여전히 트라우마로 남아있다. 특히 비자금 수사가 아직 진행중인만큼 섣불리 공모채 발행에 나서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증권사 IB관계자는 "회사채 발행의 경우 사우디PIF와의 자본 제휴가 마무리되고 실적 및 재무개선을 도모한 이후에 시도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수요예측 실패가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회사채 차환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건설은 모기업인 포스코처럼 현금 자산이 풍부해 회사채를 쉽게 갚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2013년 말 4297억 원에 달했던 포스코건설의 현금성 자산(금융기관 예치금 포함)은 작년 말 1790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포스코의 경우 하반기 1조 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데 포스코특수강 매각 자금(1조 1000억원) 등으로도 충분히 커버가 가능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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