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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의 소프트뱅크, 쿠팡에 10억달러 쏜다 상환전환우선주 투자, 드레그얼롱 옵션도 확보할 듯

이명관 기자/ 권일운 기자공개 2015-05-11 08:13:04

이 기사는 2015년 05월 09일 05: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본 IT 공룡 소프트뱅크가 국내 1위 소셜커머스 쿠팡에 10억 달러를 투자한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에 태동기부터 투자해 잭팟을 터트렸던 소프트뱅크가 쿠팡으로 또다시 성공 신화를 쓰게 될지 주목된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쿠팡을 운영하는 미국 소재 법인 포워드벤처스(Foward Ventures LLC)의 지분 최대 20%를 취득하기 위한 실무 작업에 돌입했다. 해당 거래는 소프트뱅크가 국내에 설립한 투자 전문 법인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가 아닌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본사가 직접 수행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비상장 기업 투자에 흔히 사용되는 상환전환우선주(RCPS)로 포워드벤처스에 투자할 계획이다. 주당 발행가는 보통주 전환가액 기준으로 40달러 중반 선으로 알려졌다. 발행 주식수는 2000만 주 이상으로 전체 투자 규모가 미화로 1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소프트뱅크의 투자가 완료된 뒤 포워드벤처스 지분 100% 가치(Post-money Value)는 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2014년 말 블랙록(BlackRock)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을 당시 인정받았던 가치가 2조 5000억 원. 여기에 소프트뱅크가 새로 투자하는 10억 달러를 더하면 불과 수개월 사이에 쿠팡의 가치가 2배 높아지는 셈이다. 쿠팡의 가치는 같은해 5월 미국 세콰이어캐피탈로부터 1억 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1025억 원)을 투자받을 때 이미 1조 원을 넘어섰다.

투자 절차가 완료되면 소프트뱅크는 쿠팡의 외부 투자자 가운데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일단 단독 지분율로만 보더라도 다른 FI들을 압도한다. 여기에 현재 논의 중인 '드래그 얼롱(Drag Along)' 옵션을 보장받을 경우 다른 투자자들과 완전히 차별화된 지위를 차지할 수 있다.

드래그 얼롱 옵션은 소프트뱅크가 쿠팡의 주주 가운데 독보적인 영향력을 발휘토록 하는 장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프트뱅크가 특정 상대방에게 보유 지분을 매각하기를 원할 때 다른 투자자들도 이와 동일한 조건에 지분을 처분해야 하는 까닭이다. 소프트뱅크가 자신들과 전략적 관계에 있는 제 3자에게 지분을 몰아주는 방식을 택할 수도 있다.

1981년 한국계 손정의 회장이 설립한 소프트뱅크는 유무선 통신 사업을 근간으로 전자상거래와 포털 등 다양한 IT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일본 최초로 애플 아이폰을 출시하며 통신 사업자로써의 역량을 강화한 뒤 2013년에는 미국 3위 이동통신사 스프린트를 인수했다. 동종 업체인 T모바일 인수에도 나섰지만 독과점 이슈에 발목이 잡혀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소프트뱅크는 최근 본사 차원의 전략적 투자 조직을 강화, 전 세계의 유망한 스타트 업(초기 기업) 발굴에 나섰다. 구글 출신 니케시 아로라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이끄는 이 조직은 최근 인도와 중국 등의 모바일·온라인 기업에 각각 6000억 원씩을 투자하기도 했다.

이미 전자상거래 사업 투자 성공 경험도 있다. 소프트뱅크는 손정의 회장 주도로 15년 전 알리바바에 200억 원을 투자했다. 당시 취득한 알리바바 지분의 가치는 현재 수 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쿠팡 투자 역시 당시의 성공 방정식을 차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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