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우회 발행, 레버리지 규제 '풍선효과' 레버리지 비율 넉넉한 증권사가 대신 발행, 수수료 두배로 껑충
이승우 기자공개 2015-06-11 06:30:00
이 기사는 2015년 06월 08일 15시2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당국의 레버리지 비율 규제가 임박해지자 증권사간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의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내년부터 개별 증권사의 레버리지비율을 1100%로 제한하기로 한 가운데 이 비율에 근접한 증권사들이 여유가 있는 다른 증권사를 통해 ELS를 우회 발행하고 있다. 과거에도 ELS 우회 발행은 있었고 이 비용이 0.10%(발행액 대비) 내외였으나 최근에는 그 비용이 두배로 올랐다.◇레버리지비율 규제 ELS '정조준'
레버리지비율은 금융회사의 총자산을 총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내년부터 이 비율이 1100%를 넘는 증권사는 금융위원회로부터 경영개선 '권고'를 받게 된다. 레버리지 비율이 1300%를 넘으면 임원진 교체와 영업정지 등의 경영개선 '요구'를 받게 된다.
은행들의 레버리지비율 규제 기준이 1300%인데 반해 증권사 레버리지비율 기준이 1100%로 더 강하다. 이는 금융감독당국이 ELS 시장 급팽창을 효과적으로 제어하기 위한 수단으로 레버리지비율 카드를 택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ELS 시장 확대에 대해 감독당국이 우려하고 있고 또 강력한 제어 수단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는 셈이다. ELS 증가는 증권사 운용 리스크와 더불어 투자자 리스크를 동시에 키워 위기시 금융시장 불안을 확대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감독당국은 보고 있다.
복수의 감독당국 관계자는 "증권사 레버리지 비율 규제 도입은 ELS 시장을 위한 조치"라며 "ELS 발행이 과도하게 늘어나는 것은 전체 금융 시장에 위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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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가 저금리·저성장 시대의 투자 대안으로 자리잡으면서 발행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ELS 발행잔액은 2013년말 39조원에서 작년 57조원, 올해 1분기 60조원을 넘어섰다. 이 추세대로라면 연말 100조원에 육박할 가능성이 높다. ELS가 증권회사 자금조달 창구, 달리 말하면 수신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운용 방식은 기존 증권사 자기 자금 운용과 큰 차이가 없다.
증권사 관계자는 "각각의 ELS 별로 계정을 따로 두는 게 아니라 ELS로 발행된 자금을 한 데 모아 종합 운용하게 된다"며 "ELS 발행이 늘어날수록 증권사 운용 리스크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에는 크게 문제될 게 없겠지만 금융위기가 닥치면 운용에서 잘못될 수 있고 이로 인해 투자자들에게 원리금을 상환할 수도 없게된다"고 덧붙였다.
최근 감독당국이 현대증권의 'K-FI 글로벌' ELS를 문제 삼은 이유 역시 위기시 기초자산에서 유동성 리스크가 생길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대증권 K-FI 글로벌은 ELS 발행을 통해 확보한 자금의 상당량을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다. 부동산의 경우 위기시 자금 회수의 적시성이 떨어지거나 회수 비율이 낮아질 수 있다.
◇수수료 내고 ELS 대신 발행 , 수수료 두배로 껑충
레버리지비율에 대한 규제가 가시화하면서 증권사들도 대비하고 있다. 증권사마다 자산을 줄이거나 자본을 늘리는 방식으로 레버리지비율 규제에 대비하는 것.
하지만 자금을 유치하거나 기존의 자산을 매각하는 두 방법 모두 간단하지가 않다. 그래서 찾아낸 묘수가 바로 ELS 우회 발행이다. 레버리지비율 규제의 가이드라인(1100%)에 근접한 증권사들이 아직은 여유가 있는 증권사를 통해 ELS를 우회 발행하는 방식이다. 대신 이에 대한 대가로 수수료를 지급한다. 과거에도 ELS 우회 발행이 있었지만 최근 더욱 활기를 띄고 있고 또 수수료 비용도 높아지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예를 들면 레버리지비율 1000%인 A증권사가 레버리지 비율 500%인 B증권사의 이름으로 ELS를 발행하고 이 ELS를 A 증권사 고객에게 판매하는 식이다. 대신 A 증권사는 B 증권사에게 ELS 우회 발행에 대한 대가로 수수료를 주게 된다. 이 수수료 비용이 최근 0.20% 정도까지 오른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과거 사모 발행이나 혹은 공모 ELS 중 은행 신탁에 들어가는 ELS를 다른 증권사를 통해 우회 발행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증권사간에 레버리지비율을 피하기 위한 목적의 우회발행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ELS 우회 발행은 증권사간 레버리지비율을 거래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이 비용이 상승한 건 결국 규제에 따른 비용 증가"라고 덧붙였다.
지난 1분기 기준 레버리지 비율이 1000%를 넘는 증권사는 신한금융투자와 교보증권, IBK투자증권 등이다. 반면 삼성증권과 현대증권, 키움증권, 유안타증권, KTB투자증권 등이 레버리지 비율이 낮은 증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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