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토에버, 내부거래 역대 최대 오너지분 29.1%·그룹일감 8712억..공정위 규제 잠재 위험
이 기사는 2015년 06월 15일 11: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 계열 시스템통합(SI)업체인 현대오토에버가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그룹 내부 일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오토에버는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등 오너 일가 보유 지분율이 29%에 달하고 있어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도 포함돼 있다.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오토에버는 지난해 그룹 계열사로부터 8712억 원의 규모의 매출 일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매출 9828억 원의 88.6%에 해당하는 규모다.
8712억 원의 내부 일감은 역대 최대 규모다. 최근 6년 간 현대오토에버와 그룹 계열사 간 내부 매출 거래는 꾸준히 증가해왔다. 2009년 4280억 원 수준이었던 내부 거래액은 2년 만인 2011년 5900억 원까지 올랐다. 2012년 7000억 원을 돌파했고, 2013년에는 전년도 보다 1000억 원 늘어난 8122억 억원의 내부 일감을 받았다.
지난해에도 7.3%의 증가세를 보이면서 최고 거래액 기록을 경신했다. 전체 매출에서 내부거 래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2년 89.3%에서 85.1%로 소폭 떨어진 이후 다시 두 해 연속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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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고객사는 그룹 맏형인 현대자동차로 작년 한 해에만 2874억 원 어치의 일감을 줬다. 전체 매출의 1/3 가량을 현대차가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뒤를 이어 기아차와 현대제철이 각각 891억 원, 651억 원 규모의 일감을 제공했다. 현대위아(333억 원)와 현대건설(158억 원), 현대글로비스(134억 원), 현대파워텍(119억 원) 등도 수 백억 원 대 매출 거래를 맺고 있다.
현대오토에버는 그룹사 시스템 개발과 공급, 관리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용역 업무도 대부분 경쟁 입찰이 아닌 수의계약 방식으로 따내고 있다. 실제 전체 내부 일감 중에서도 수의계약으로 따낸 거래 비중이 90%에 육박한다.
현대오토에버는 내부 거래 비율이 높고 오너 일가 지분율이 20%(비상장 기준)를 넘긴 탓에 공정위의 일감 규제 목록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013년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포함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이후 규제 회피를 위해 전방위적인 대응 작업을 벌여왔다. 합병과 기업공개, 지분 매각 등 다양한 카드를 동원해 오너 일가 지분율을 낮추고 내부 거래 비중도 줄여나갔다.
전방위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SI계열사인 현대오토에버만은 아직까지도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보안 유지가 중요한 내부 시스템을 다루고 있어 외부에 일감을 주기가 쉽지 않은데다 사업 특성상 외부 매출을 늘리는데도 한계에 있었다. 작년 현대C&I와의 합병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양 사간 외형 차이가 워낙 커 오너 일가 지배력에도 큰 변화를 주지 못했다.
현대오토에버 소유 및 사업 구조는 현대차그룹에게도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공정위의 칼날이 현대오토에버를 항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올해 들어 대기업기업집단 40곳에서 직전 1년 간의 내부거래 금액과 유형, 거래 명세 등의 자료를 넘겨 받아 서면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시정 명령이나 과징금 부과, 검찰 고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오토에버의 경우, 그룹 시스템 보안 때문에 일감 축소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보안성과 관계 없는 일감을 최대한 외부에 개방하는 등 정부의 법안 취지에 맞게 대응 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장 내부 거래 비중을 줄이는데 한계가 있는 만큼 오너 일가 보유 주식 처분과 기업공개 추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계열 광고대행사인 이노션 역시 IPO를 통해 소유 구조 변화를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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