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너십 바탕 '투트랙'전략에 사후관리도 강화" [대표펀드매니저 열전]최화진 캡스톤파트너스 공동대표
신수아 기자공개 2015-06-18 11:08:40
이 기사는 2015년 06월 17일 10: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한책임회사형(LLC) 창업투자회사는 운용 인력의 전문성을 전면에 내세운 만큼 끊임없이 평가받는다. 펀딩·투자·회수·관리 네박자가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자칫 삐끗한다면 후일을 기약하기 어렵다는 의미다.2008년 '캡스톤초기전문투자조합'을 시작으로 8년을 순항해 온 LLC형 벤처캐피탈 캡스톤파트너스(이하 '캡스톤')가 돋보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초기 기업 발굴에 전문성을 다지며 쉼 달려 온 노력이 점차 곳곳에서 그 빛을 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펀드를 두배로 증액한 '캡스톤4호성장사다리투자조합(이하 '캡스톤4호 조합')은 캡스톤의 지향점이 응축되어 있다. 파트너간 화합이 잘되기로 정평이 난 캡스톤. '사람이 곧 재산이다' 강조하는 파트너들이 꾸려가는 건강한 기업 성장 생태계의 방향성은 무엇일까.
캡스톤4호 조합은 '마당발' 최화진 대표(사진)가 대표펀드매니저를 맡고 있다. 이보다 앞서 결성된 3개의 펀드를 송은강 대표가, 그리고 4호 펀드 다음 결성된 재도전 펀드를 황태철 대표가 각각 담당하고 있다.
최 대표는 "8년이란 시간동안 우리를 지탱해 온 힘은 좋은 '파트너십'을 구축하겠다는 믿음이었다"며 "한번 인연을 맺은 파트너와 좋은 관계를 맺고, 이를 바탕으로 또 다시 훌륭한 파트너들과 손을 잡아 온 것이 현재 캡스톤의 경쟁력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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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투자자와 빚어낸 시너지...펀드 규모 2배로 증액
캡스톤 4호 조합은 지난해 성장사다리펀드(이하 '성장사다리')의 스타트업펀드 위탁운용사로 선정되며 첫 발을 내딛었다. 당시 성장사다리가 앵커투자자(Anchor LP, 주축투자자)로 참여하고 모태펀드와 중국의 텐센트가 LP로 참여해 총 300억 원 펀드로 최초 결성된 바 있다.
최 대표는 "캡스톤4호 조합은 초기기업 위주의 투자를 바탕으로 선행 투자했던 기업 가운데 성장 가능성이 충분한 기업에 후속 투자도 함께 진행해왔다"며 "특히 마이크로 벤처캐피탈 형태로 운용하던 '캡스톤3호벤처투자조합'의 우수 포트폴리오에 대한 추가 지원도 이어왔다"고 설명했다.
신규 투자처 발굴과 기존 투자포트폴리오 추가 투자라는 투트랙(Two-Track) 전략을 통해 투자 속도와 효율을 높여왔다는 의미다. 마이크로 벤처캐피탈부터 시리즈A·B까지 단계적인 투자 프로세스를 구축하게 되면서 300억 원의 투자 재원은 빠르게 소진됐다.
이는 전도유망한 기업의 창업과 성장을 단계별로 지원하며 건강한 기업 성장의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앵커 투자자 성장사다리펀드의 지향점과도 맞아 떨어졌다.
최 대표는 "본래 조합간 상호투자는 금지되는 게 일반적이지만 당초 4호 조합을 제안하며 전체의 30%~40%가량은 앞선 조합의 후속 투자에 집행하겠다는 방향성을 제안했었다"며 "출자자들은 계속 성장하는 국내 모바일·콘텐츠 분야의 경쟁력 있는 기업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취지에 공감했고, 이에 출자자 동의를 바탕으로 4호 펀드를 증액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캡스톤4호 조합은 600억 원으로 증액됐다.
투자자가 스타트업의 태생 단계에 투자한 후 1년·2년이 지나 후속 지원을 할 수 있는 구조가 담보된다면, 피투자사는 소모적인 투자 유치에 나서기 보다 아이디어 개발과 사업 확장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또한 투자자 입장에서도 오랫동안 지켜보며 기업과 보폭을 함께 맞춘 만큼 후속 투자에 대한 확신을 갖을 수 있게 된다는 강점이 생긴다. 이러한 투자 아이디어는 캡스톤이 초기기업 투자에 주력해 왔기에 실현 가능했다. 캡스톤은 8년간 100개의 기업에 투자했으며, 이 가운데 85개의 기업이 3년 미만의 초기기업이었다.
최 대표는 "투자뿐 아니라 인큐베이팅에도 주력했기에 점차 우리 캡스톤을 믿고 투자를 받겠다는 스타트업들이 생겨날 수 있었다"며 "엑셀러레이터인 스파크랩, 출자자인 모태펀드·성장사다리·텐센트 등과 협업해 우리가 투자한 업체들을 지원하고자 노력한 것이 신뢰의 바탕이 됐다"고 강조했다.
'사람'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유한책임회사(LLC)의 한계를 든든한 파트너십을 통해 보강했다는 설명이다. 최 대표는 한가지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지방에 적을 둔 기업에도 우리의 그간 노하우를 전수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며 "성장사다리펀드가 지난해 지역 주요 도시를 돌며 진행한 설명회를 통해 '에바인'이라는 모바일 앱 개발사를 알게됐고 투자를 통해 상호 소통하는 긴밀한 관계를 맺게됐다"고 말했다. 창업과 관련된 다수의 인프라가 서울지역에 모여있지만 애정을 가지고 파트너들과 발빠르게 움직인다면 캡스톤의 DNA를 전국으로 전파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다.
◇ 예고된 길..."사람을 통해 사업을 본다"
최 대표의 커리어는 미국 공인회계사에서 출발했다. 초창기 3대 벤처캐피탈이었던 무한투자에서 펀드 관리자로 업계에 첫발을 디딘 그는 네오플럭스를 거쳐 지금의 캡스톤을 만들었다. 공동 설립자인 송 대표·황 대표와는 오랜 인연을 통해 단단한 신뢰를 쌓은 사이다.
최 대표는 "송 대표님과 황 대표님 모두 이 업계에서 오랜 업력을 통해 자신만의 인맥과 혜안을 갖추신 분들"이라며 "초기 투자에 대한 소신을 공유하며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사람'이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캡스톤하면 중국의 텐센트가 따라붙는다. 주요 출자자인 텐센트는 캡스톤과 호흡을 맞춰오며 스타트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을 배가 시키는 전략적 파트너 역할을 해왔다. 그는 "게임이나 퍼블리싱 분야에 전문적인 노하우를 갖춘 텐센트의 판단을 상당히 존중한다"며 "한·중 현지 사정에 능한 만큼 국내 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 가능성도 텐센트를 통해 확인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줄곧 '인연'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 콘텐츠·모바일 기업들은 여전히 성장할 수 있는 저력을 갖추고 있다"며 "캡스톤은 첫 인연을 맺은 스타트업이 어려움을 극복하거나 실패하는 경험도 함께 했고, 때론 심기일전해 재창업에 나설 때 다시 그들과 인연을 맺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가 힘들어지면 그 뜻은 벤처캐피탈도 어려워진다는 의미"라며 "창업자들의 도전정신 존중하며 돈보다는 도움이 되겠다는 벤처정신을 잊지 않았던 것이 도리어 우리의 성장 원동력이 됐다"고 덧붙였다.
캡스톤은 지배주주도 없고, 경영자도 없다. 세 파트너와 심사역이 전부다. 오직 펀드와 피투자회사만 생각하면 된다. 즉 캡스톤의 도전에 걸림돌이 없다는 의미다. 또한 파트너 세명이 정확하게 의사결정을 삼분한다. 상호 보완을 통해 균형과 신뢰를 구축할 수 있는 최적의 시스템이라고 최 대표는 자부했다.
최 대표는 "투자도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고 창업도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라며 "사람이 재산이라는 생각은 이제는 제 사명감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좋은 사람'을 곁에 두고 싶다며 캡스톤을 응원해달라는 말로 인터뷰를 끝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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