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6월 17일 10: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면세점 '광풍'이다. 서울 시내면세점 중소·중견기업군 입찰에서 특허권 1장을 쟁취하기 위해 14개 업체가 몰렸다. 어느 때보다 치열한 중소·중견기업들의 면세점 입찰 경쟁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입찰에 참여한 업체 중 유통업과 무관한 기업들이 태반이기 때문이다. 14곳 중 면세점 운영경험이 있는 곳은 중원산업·그랜드관광호텔·파라다이스글로벌 3곳이 전부다.기존 업종을 가리지 않는 중소·중견기업간 면세점 열풍은 면세사업이 그만큼 '금싸라기 땅'으로 비춰지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동시에 기존 중소면세사업자들의 고충에 대해 제대로 알려진 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중소·중견기업에게 면세점은 결코 만만한 사업이 아니다. 관세청은 2012년 중소·중견기업에 지방면세점 13곳을 허가했지만 3곳은 시작하기도 전에 사업을 포기했고 2곳은 사업자 신청도 하지 못했다. 대다수 기업들이 면세점 설립에 따른 초기투자비용 부담과 면세사업의 특수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무작정 뛰어든 탓이다.
면세점은 백화점과 같은 일반 유통업과 다른 특수성을 갖고 있다. 재고부담을 운영업체가 모두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재고관리 역량이 중요하다. 시내면세점에서 공항까지 상품을 운반할 수 있는 물류시스템도 완비하고 있어야 할뿐더러 관세청과 통신하는 EDI 시스템도 자체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이에 따라 초기투자비용이 적게는 100억 원에서 많게는 2000억 원 이상까지 발생한다.
문제는 중소면세점들이 초기투자비용을 만회할 만큼 높은 수익률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데 있다. 면세점은 통상적으로 규모가 클수록 상품매입단가가 낮아져 수익성이 향상된다. 중소·중견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자본력도 부족하고 명품 브랜드 유치 역량도 낮아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을 수 밖에 없다. 현재 서울시내 유일한 중소면세사업자인 동화면세점은 최근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했음에도 불구하고 규모의 한계로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2.4%에 그쳤다. 대기업 면세점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5%에 달한다.
국내 면세점 매출이 전적으로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기대고 있는 만큼 중국인 관광객 수가 줄어들면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곳은 수익률이 낮은 중소면세점이다. 실제로 동화면세점은 2012년까지 영업이익이 감소하다 2013년엔 결국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가까스로 흑자전환했다.
대다수의 중소·중견기업들이 여전히 대기업 면세사업자들과는 다른 중소면세사업자들의 현실적인 고충을 직시하지 못한 채 면세점만 설립하면 수익이 보장된다고 믿고 있다. 철저한 준비와 경쟁력이 뒷받침 되지 않은 상태에서 면세점을 설립한다면 향후 불길에 뛰어드는 나방 같은 형국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중소·중견기업들은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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