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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캐피탈 해외투자 묘수 없을까 [thebell note]

김세연 기자공개 2015-06-22 08:12:11

이 기사는 2015년 06월 18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 기업에 대한 외국 투자가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실리콘밸리를 주무대로 하던 해외 벤처캐피탈들은 지난해부터 국내기업에 투자를 이어왔고 최근에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사상 처음 1조 원 가량을 쿠팡에 투자하기도 했다.

대규모 해외 투자금의 잇따른 국내 유입은 시장의 성장과 기업 생태계 육성에 긍정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외국 투자 자본의 행보를 바라보는 국내 벤처캐피탈의 마음은 씁쓸하기만 하다.

국내 벤처캐피탈의 해외 직접투자가 가로막힌 상황에서 해외 자금의 일방적 유입만 지속된다면 업계 전반의 경쟁력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일부에서 국내 벤처캐피탈과 해외 투자자간의 불평등한 잣대가 벤처캐피탈 업계 전반을 위축시킨다는 지적을 내놓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물론 국내 벤처캐피탈의 해외 투자 길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대기업 산하의 벤처캐피탈들은 글로벌 네트워크와 사업간 시너지 구축을 위해 다수의 해외 기업에 투자해 왔다. LB인베스트먼트와 KTB네트워크 등은 투자했던 현지 기업의 나스닥 상장 등을 통해 최대 20배 이상의 '대박' 수익을 거둬 들이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벤처캐피탈들은 여전히 해외기업 투자에서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펀드 결성과정에서 민간 유한책임투자자(LP)의 참여를 선뜻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결성된 펀드 대부분은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나 성장사다리 등 공적 자금을 주요 출자자금으로 활용하고 있다. 창업투자진흥법에 따라 공적자금 운용 LP로부터 출자받는 벤처펀드는 투자금액중 20% 가량만을 해외 지역에 투자할 수 있다. 이마저도 대부분 해외지역에 진출해 있는 국내 기업으로 제한되고 있다.

공적자금이 공공재적 성격을 띄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기업과 산업의 육성을 위해 활용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성장성 있는 기업을 발굴해 투자하고 수익을 거둬들이는 벤처캐피탈의 특성을 감안한다면 과도한 제약이 산업 전반의 성장을 제한하는 것도 사실이다. 현지기업에 대한 투자 제한은 해당 지역내 사업적 네트워크 마련과 시너지 창출을 기대하는 국내 기업의 진출마저 가로막는 등 또 다른 역효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최근 업계에서 공적자금을 제외한 민간 출자분에 대해서라도 규제를 풀어달라는 절충안까지 내놓고 있다. 자본시장의 글로벌 변화 속에 더 이상 지역적·공간적 제한을 고집해선 안된다는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벤처캐피탈이 해외 시장에서 '강한' 투자 주체로 인정받기 위한 '묘수'를 내놓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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