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레이첨단소재, 대규모 차입·유증 나선 까닭은 도레이케미칼 지분 매입 자금 마련 목적, 외부에서 모두 충원
김장환 기자공개 2015-06-25 08:29:00
이 기사는 2015년 06월 23일 16: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레이첨단소재가 도레이케미칼 상장폐지를 위한 주식 공개매수에 나서면서 필요 자금 대부분을 금융권 차입을 통해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최대주주까지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지원에 나섰다.23일 도레이첨단소재의 2015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별도기준 총 차입금은 7345억 원으로 불과 3개월새 두 배가 넘게 늘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았던 단기차입금 4192억 원이 새롭게 유입된 탓이다. 장기차입금 규모는 전년 말과 큰 변동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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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입으로 유입된 자금은 대부분 현금성자산으로 쌓아뒀다. 3월 말 기준 도레이첨단소재의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제외)은 총 4319억 원이다. 전년 말 607억 원이었던 현금이 불과 3개월새 7배 가까이 늘었다.
현금성자산 증가분에는 거액의 유상증자 대금도 포함된 것으로 분석된다. 도레이첨단소재는 지난 3월경 최대주주인 일본계 도레이 인더스트리(Toray Industries)를 대상으로 150억 원대 유상증자를 단행해 자금 수혈을 완료했다. 주당 발행가는 5만 원이었으며 이에 따라 도레이 인더스트리의 도레이첨단소재 보유 주식수는 1122만 주에서 1152만 주까지 늘게 됐다.
도레이첨단소재가 이처럼 갑작스럽게 차입금을 늘리고 최대주주를 대상으로 유상증자까지 단행해 현금보유고를 쌓아놓은 것은 도레이케미칼 주식 공개매수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레이케미칼 지분 86.75%를 보유한 최대주주 도레이첨단소재는 도레이케미칼의 상장폐지를 위해 지난 3월 말부터 공개매수를 추진하고 있다.
도레이첨단소재는 지난 4월 20일까지 1차 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도레이케미칼 주식 1416만640주를 매집했다. 주당 매입가는 2만 원으로 총 2832억 원이 소요됐다. 도레이첨단소재는 추가적으로 609만1047주를 매입한다. 오는 7월 20일까지 2차 주식 매수를 완료할 예정이다.
이를 볼 때 지난 3월 말 기준 쌓여있던 현금성자산은 이미 상당수가 외부로 유출됐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아울러 2차 공개매수가 성공적으로 완료될 경우 1218억 원대 자금의 추가 지출이 예상된다. 완료시 도레이첨단소재의 보유 현금은 약 270억 원대까지 급감하게 될 것이란 예측도 가능하다.
어쨌든 도레이첨단소재가 도레이케미칼의 상장폐지를 추진하는 이유는 의사결정을 단순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도레이케미칼이 상장사이기 때문에 의사결정에 시간이 지나치게 많이 걸리는 단점이 크다고 보고 있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발 빠른 대응을 위해서는 일반주주 참여가 필요한 주주총회 의결 등을 거칠 필요가 없는 비상장사로 만드는 것이 보다 긍정적이라는 입장이다.
상장폐지를 위해서는 95% 이상 지분을 보유해야 한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시행세칙에 따르면 상장폐지 신청일 기준 법인 최대주주 등은 해당 종목 발행주식 총수의 95% 이상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도레이첨단소재는 이에 따라 95% 이상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도레이케미칼 주식 공개매수를 추진하고 있다.
도레이케미칼 소액주주들은 도레이첨단소재의 상장폐지 추진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도레이그룹은 지난해 2월 웅진케미칼을 인수해 지금의 회사로 만들때까지만 해도 상장폐지를 하지 않겠다는 공식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갑작스럽게 이를 추진하자 소액주주들은 크게 반발하며 '불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사실 소액 주주들이 도레이케미칼 상장폐지를 반대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도레이그룹의 주식 매입가가 지나치게 저가라는 점 때문이다. 자산 규모와 향후 매출 외형 및 영업이익 성장 전망 등을 볼 때 적어도 3만~4만 원대에서 지분을 매입해줘야 한다는 주장도 일부에서 나온다. 하지만 회사 측에서는 영업이익률이 당장 2%대에 그치는 회사란 점에서 무리한 요구라는 입장을 밝혀 소액 주주들과 반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구성된 상장폐지 주주모임은 최근 지분 5.1%를 확보해 놓고 도레이케미칼 임시주총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주모임은 상장폐지시 도레이케미칼이 한국시장에서 철수할 수도 있다는 예측까지 제기하며 도레이그룹을 압박하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도레이그룹의 도레이케미칼의 상장폐지 시도는 과연 어떤 결과를 낳게 될지 확신하기 어려운 상태로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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