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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 GDR, 차일피일 미뤄지는 까닭은 주가 및 대주주 지분율 하락 우려 제기…주가 고점 확인 후 추진할 듯

이민재 기자공개 2015-07-01 10:52:43

이 기사는 2015년 06월 29일 15: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풀무원이 추진 중인 해외주식예탁증서(GDR) 발행 작업이 차일피일 미뤄지는 분위기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GDR 발행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한 풀무원이 GDR 발행을 접은게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 진전 없는 GDR발행 작업, 주가하락 우려 때문?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은 재무구조 개선과 신규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조달방식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달 초 GDR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아직 발행 여부를 확정짓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5월 말 주요 외국계 증권사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낸 뒤 몇군데로부터 제안서를 받았지만 그 뒤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이라며 "GDR 발행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일각에서는 발행을 보류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풀무원이 GDR 발행을 쉽게 결정짓지 못하는 까닭은 주가하락에 대한 우려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일반적으로 신주가 발행되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GDR발행을 유상증자 처럼 주주가치 희석에 따른 주가하락 가능성이 있는 이벤트로 인식한다.

실제로 과거 GDR을 발행했던 한화케미칼과 기업은행, OCI 등은 추진 과정에서 주가하락을 경험했다. 특히 헤지펀드들이 발행 단가를 낮출 목적으로 집중적으로 공매도 물량을 쏟아낸 탓에 GDR 추진 기간 주가는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풀무원 역시 이러한 공매도 세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평가다. 실제로 많아야 500주 정도였던 일일 공매도 물량은 지난달 29일과 이달 2일 2500주 이상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GDR 발행 추진 사실이 처음 알려진 날은 지난 1일이었다. 지난달 6만~7만 주 사이를 오가던 대차거래잔고도 이달 18만 주까지 급증했다.

GDR 발행에 따른 주가 하락 폭이 예상보다 클 경우 딜 자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지난해 한화케미칼의 경우 이사회의 GDR 발행 결의일부터 청약일 사이 주가가 7% 넘게 떨어진 탓에 총 발행금액이 당초 계획한 규모에 크게 못 미쳤다.

업계 관계자는 "풀무원의 경우 GDR 발행 계획이 이미 시장에 알려진 상태이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풀무원

◇ 대주주 지분율 하락도 고민거리

풀무원으로서는 GDR발행에 따른 대주주 지분율 하락을 최소화해야 하는 것도 고민거리이다.

현재 최대주주인 남승우 풀무원 총괄사장은 풀무원 보통주 218만 3578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로는 57.33%에 해당한다.

시장에 알려진 이번 GDR발행 규모는 2억~3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239억~3359억 원(26일 환율 기준, 1$=1119.50원)이다. 26일 풀무원의 종가는 22만 8500원을 기록했다. 신주만을 GDR의 기초자산으로 삼는다고 가정하면 약 98만~147만 주를 발행해야 한다. 이는 전체 발행 주식수(380만 9095주)의 25~39%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경우 남 사장의 지분율은 약 41~45%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대주주인 이규석 풀무원 DTC부문장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더해야 가까스로 과반의 지분율을 유지할 전망이다. 때문에 GDR 발행 과정에서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모집 금액을 맞추기 위해 신주 발행 규모를 늘리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시장 관계자는 "영원무역과 OCI 등은 주가 하락 및 대주주 지분율 감소 부담 등을 고려해 주가가 고점일 때 GDR을 추진했다"며 "투자자 모집 측면에서 볼 때도 주가가 오름세일 때가 유리하기 때문에 시장 상황을 보면서 발행 시점을 확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풀무원은 GDR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의 투자금 1000억 원을 상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진다. 나머지 자금은 해외 사업 확대 등에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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