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큰손들', 스팩 발기인 '눈독' 공모가 절반에 지분 매입…대규모 차익 실현 기대
송광섭 기자/ 이충희 기자공개 2015-07-28 08:56:53
이 기사는 2015년 07월 22일 08: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SPAC)이 유망한 재테크 수단으로 떠오른 가운데 발기인으로 참여해 공모가의 절반 수준으로 지분을 매입하려는 자산가들이 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대부분 금융회사에서 고위 임원을 지냈거나 투자자문사, 벤처캐피탈을 경영하는 등 금융투자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들이다.스팩은 공모로 자금을 조달한 이후 비상장기업과 합병하기 위해 설립된 명목회사다. 상장한 지 3년 내에 합병해야 하며 합병 실패 시에는 주주에게 원금(공모가 기준)뿐 아니라 3년치 이자수익까지 제공한다. 절대수익을 추구하다 보니 기관투자가는 물론이고, 투자 성향이 보수적인 고액자산가들까지 앞다퉈 지갑을 열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재 상장돼 있는 스팩 44개 중 절반 수준인 20개에 개인투자자들이 발기인으로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발기인에는 해당 증권사나 벤처캐피탈, 투자자문사와 같은 법인들이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간혹 개인투자자들이 참여한 적은 있지만 최근처럼 활발하지는 않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언이다.
스팩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발기인도 덩달아 주목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발기인으로 참여할 경우 공모가의 절반인 1000원으로 지분을 인수할 수 있다. 일반 투자자들과 달리 주주총회에서 반대표를 던질 수 없고, 원금을 보장받을 수 없음에도 대규모 차익을 노릴 수 있어 많은 투자자들이 발기인 참여를 선호하고 있다.
발기인 선호 현상은 올 들어 더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4월 지정감사인 제도를 시행하기 앞서 다수의 스팩이 잇따라 합병을 추진했고 이후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영향이 컸다. 일례로 화장품 판매업체인 프로스테믹스와 합병한 케이비제3호스팩, 진단기기 전문업체 바디텍메드와 합병한 엔에이치스팩2호의 주가는 공모가(2000원) 대비 320%, 245% 상승했다.
최근 상장한 스팩의 발기인을 보면 상당히 화려하다. 머스트투자자문의 김두용 대표와 구은미 대표, 디에스투자자문의 장덕수 회장, G&A PE의 임재헌 부사장 등이 가장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김정열 회계법인 예교 회장, 조형인 전 전북은행 부행장, 윤경순 엠지인베스트먼트 대표, 박만순 전 미래에셋캐피탈 대표, 유승록 전 공무원연금 CIO 등도 눈에 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연초 이후 우량기업과 합병하는 사례가 늘면서 스팩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급격히 높아졌다"며 "재테크 목적으로 법인 대표들이 법인과 함께 공동으로 발기인에 참여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자산가들이 개인적인 인맥으로 발기인에 참여해 상당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 보니 거래소가 이 점을 문제 삼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거래소는 최근 각 증권사의 스팩 담당자들과 몇 차례 미팅을 가졌고, 그 자리에서 개인투자자들의 발기인 참여를 자제해줄 것을 비공식적으로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이와 관련해 거래소 관계자는 "현황을 파악하고 향후 시장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 논의하기 위해 만난 자리였다"며 "개인투자자들의 발기인 참여가 늘고 있다는 부분을 얘기했는데, 이 점을 증권사에서 부담스럽게 받아들인 게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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