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7월 22일 07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가연계증권(ELS)은 최근 몇 년 중 가장 많이 팔린 금융상품 중 하나다. 발행잔액은 매년 증가해 올 상반기에는 60조 원을 넘어섰다. 주가지수가 절반 가까이 빠지지 않는 이상 시중 금리 2~3배 이상의 수익률을 보장하는 구조는 저금리 기조와 박스권 증시 상황에 안성맞춤이었다.특히 투자 성향이 보수적인 고객을 보유한 시중은행은 ELS의 최대 소화처로 떠올랐다. 시중은행들은 증권사가 발행한 ELS를 가져다 주로 신탁(ELT)이나 펀드(ELF)형태로 판매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발행한 ELS 38조 1536억 원 중 17조 8470억 원이 이런 식으로 팔려나갔다. 시장에 나온 ELS 2개 중 1개는 은행권에서 소화된 셈이다. 특히 국민은행 한 곳의 판매 규모가 무려 9조 635억 원으로 전체의 4분의 1을 차지했다.
대다수 투자자들은 금리가 2%에도 못 미치는 예금의 대안 상품 격으로 ELT를 찾고 있다. 시중은행에서 주요국 주가지수가 40~50%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수익이 나는 지수형ELS를 원금보장형으로 설명하는 경우도 쉽게 접할 수 있다. 박스권 증시를 고려하면 만기인 2~3년 내에 급등락 장세가 펼쳐지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일부 은행은 ELT 판매액을 고과 평가 항목에 집어넣으며 드라이브를 걸었다.
그러나 안전하다고 믿었던 ELS 투자에 경고등이 켜졌다. 급등했던 중국본토증시가 최근 고꾸라지자 HSCEI도 덩달아 두 달 만에 30% 가까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HSCEI는 기초자산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주가지수로, 올해 상반기에만 HSCEI에 연계한 ELS가 10조 원 이상 발행됐다. 10% 가량만 더 하락해도 원금 손실 ELS가 무더기로 발생할 수 있다.
금융당국 또한 이를 인지하고 'ELT 가입시 설명 의무를 강화하라'는 내용의 안내문을 발송하는 등 완전판매를 주문하고 있다. ELT의 거의 100%가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팔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원금 손실 사태의 여파는 생각보다 훨씬 더 클 수 있다. 시중 자금을 빨아들였던 차이나펀드가 금융위기로 고꾸라졌던 일은 여전히 투자자들에게 쓰라린 경험으로 남아있다. ELT 쏠림이 그 트라우마를 재현시키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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