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숨겨논 카드는? 불안한 '신동빈파' [롯데 왕자의 난]핵심 장악 '총괄회장 손발 묶어'…차명 주식·유언장 공개 땐 전세 급반전
길진홍 기자공개 2015-08-04 09:39:50
이 기사는 2015년 08월 03일 18: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부자간 갈등이 심화고 있는 가운데 신동빈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신동빈파' 내부에 미묘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신격호 총괄회장을 비롯한 신동주 전 부회장이 공세 수위를 날로 높이면서 전세가 역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남은 카드를 도통 알 수 없다는 데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가신들에 의해 손발이 묶인 신 총괄회장이 차명 소유 지분을 동원하거나 유언장 등을 공개할 경우 전세가 급변할 수 있다.
롯데그룹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한국 롯데그룹 임원진과 이사회 등을 대부분 장악했다. 그룹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를 비롯해 인사와 대외협력 등의 주요 요직을 모두 신 회장 측근들이 꿰찼다. 특히 신 회장의 오른팔로 불리는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을 중심으로 세력을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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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총괄회장의 경우 실권을 쥐고 있으나, 그의 말을 듣고 실행에 옮길 통로가 차단되면서 전세를 역전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핵심 임원들이 등을 돌린 상황에서 신동빈 회장에게 유리한 국면이 펼쳐지고 있다.
다수의 임원들은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신동빈 회장을 낙점한 것으로 분석된다. 당장은 신동빈 회장에게 기대는 게 유리하다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 대표이사 해임 사태가 벌어진 직후 "흔들리지 말라"는 신동빈 회장의 메시지는 그를 따르는 임원들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3일 오후 2시 30분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한 신동빈 회장은 "국민들께 송구하다"며 "이른 시일 내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해임 지시는 법적인 효력 없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부친과 형에게 화해를 청하기보다는 그가 정공법을 택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귀국 직후 성사된 부자간 만남에서도 별다른 접점을 찾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같은 자신감은 그를 지지하는 한국 내 우호세력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안에서는 그러나 불안감이 적지 않다. 그룹 내부에서는 돌발변수가 터질 경우 "천하가 바뀔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이들이 우려하는 대목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남은 카드가 무엇인지 짐작할 수 없다는 점이다. 관행처럼 이뤄진 구두 지시에 대한 거부로 일단 유리한 고지를 점했으나 주주로서 신 총괄회장의 권한을 막을 수는 없다.
특히 향후 지배구조 변화와 경영권 판도의 주요 열쇠라고 할 수 있는 지분 소유 구조에 주목하고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경우 지분 소유 현황을 외부에 드러낸 적이 없다. 특히 일본에 적을 둔 'L투자회사' 지분 소유 현황은 비밀에 부쳐져 있다. 롯데그룹 내부에서도 아는 이들이 거의 없다. 외견상 일본 지배회사 아래에 묶여 있으나 실제 소유주가 누구인지 실체가 드러난 적이 없다.
다수의 임원들은 이점을 우려하고 있다. 핵심지분이 신격호 총괄회장 소유로 드러날 경우 단번에 전세가 역전될 수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사전에 작성한 유언장이 공개될 경우는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
그 동안 신동빈파로 분류되는 롯데그룹 핵심 인사들은 언론 등을 통해 신격호 총괄회장의 잇단 발언이 상법상 절차를 거치지 않고, 법적인 효력이 없는 것이라며 대응해 왔다. 하지만 이 같은 내용들이 유언장에 담겨 드러날 경우 더는 무효를 주장하기 어렵게 된다. 특히 신 총괄회장이 본인 지분을 장남 또는 '反 신동빈파'로 분류되는 가족들에게 몰아줄 경우 사태가 심각해 질 수 있다.
롯데그룹 핵심 관계자는 "대권 싸움이 어떻게 전개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며 "그룹 내부에서도 대부분이 어떻게 바뀔지 불투명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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