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M&A·인사' 장악한 서울대 '화공 트리오' [롯데 왕자의 난]황각규, 임병연·정경문 등과 사단 구축...윤종민 인사실장도 동문
연혜원 기자공개 2015-08-07 17:00:44
이 기사는 2015년 08월 07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동빈 호위부대로 불리는 롯데그룹 정책본부는 서울대학교 출신들이 핵심 요직을 장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그룹 운영 총괄과 인수합병(M&A), 인사 등의 주요 보직을 모두 서울대학교 동문들이 차지했다.신동빈 회장과 동갑내기인 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과 임병연 비전전략실장(전무), 정경문 정책본부 비전전략실 상무는 모두 서울대 화학공학과 출신이다.
황 사장이 임병연 전무 10년 선배다. 임 전무는 정경문 상무의 1년 선배이기도 하다. 이들 '화공 트리오' 3인방은 황각규 사장을 중심으로 정책본부의 핵심 업무인 해외 사업과 M&A를 주도해 왔다. 인사실장을 맡고 있는 윤종민 부사장도 서울대 철학과 출신으로 황각규 사장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황각규 사장은 신동빈 회장이 1990년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 상무로 입사하며 경영수업을 시작하던 시기부터 직속 부장으로 함께했다. 신동빈 회장이 1995년 롯데그룹 정책본부의 전신인 호텔롯데 기획조정실 부사장을 맡으면서 같이 자리를 옮겼다.
당시 기획조정실에서 M&A와 해외계열사 경영을 총괄했던 국제부는 황각규 사장을 위해 신설된 조직이었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이후 기획조정실이 2004년 정책본부가 되면서 국제부도 국제실로 승격됐다.
신동빈 회장은 2004년 정책본부 본부장으로서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M&A를 통한 그룹의 외형 확장과 해외 진출에 공을 들였다. 이를 뒷받침하던 조직이 당시 정책본부 국제실이었다. 주요 M&A 의사 결정과 잇단 해외 출장길에 늘 황 사장이 있었다.
황각규 사장은 2004년부터 2013년까지 국제실장을 맡아 2004년 우리홈쇼핑(현 롯데홈쇼핑), 2007년 대한화재(현 롯데손해보험), 2008년 케이아이뱅크(현 롯데정보통신), 2009년 두산주류(현 롯데주류), 2010년 바이더웨이(현 코리아세븐), 2012년 하이마트 인수 등을 주도했다.
해외 사업 규모가 커지고 신동빈 회장이 해외 계열사 관리에 공들이기 시작하면서 운영실에 더욱 힘이 실렸다. 이에 따라 운영실은 이전에 맡았던 국내 계열사 관리와 더불어 국제실이 담당하던 해외 계열사 경영도 관장하게 됐다. 같은 시기 황각규 사장이 국제실장에서 운영실장으로 보직을 옮긴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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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각규 사장의 운영실 빈자리는 동문 후배인 임병연 전무와 정경문 상무가 채웠다. 황각규 사장이 운영실장이 되고, 대학 같은과 후배인 임병연 전무가 국제실장을 넘겨받으면서 전무로 승진했다. 동시에 국제실은 '비전전략실'로 명칭을 바꾸고 M&A 업무만 전담하게 됐다. 신동빈 회장이 여전히 M&A를 주요 경영전략으로 삼고 있는 만큼 비전전략실장 자리가 가지고 있는 무게도 상당하다.
신동빈 회장은 올 상반기 KT렌탈(현 롯데렌탈) 인수전에서 비전전략실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나섰다. 임병연 전무 주도로 비전전략실이 롯데쇼핑과 호텔롯데 컨소시엄을 구성해 1조 500억 원이라는 파격적인 입찰가를 제시할 수 있었던 건 신동빈 회장이 "시너지가 확실한 매물은 반드시 인수하라"는 지시가 있었기 때문이다.
임병연 전무의 궤적은 황각규 사장의 그림자를 쫓고 있다. 임 전무는 황각규 사장과 같이 호남석유화학 부장을 거쳐 호남석유화학이 2004년에 인수한 KP케미칼 전략경영팀장, 기획·신규사업부문 이사를 역임하고, 2009년부터 2012년 초까지 정책본부 국제실에서 황각규 사장의 후임으로 일했다.
지난해 말 승진한 정경문 비전전략실 상무도 황각규 사장과 임병연 전무의 동문 후배다. 정경문 상무는 황각규 사장과 임병연 전무가 일 했던 호남석유화학에서 근무했다. 이후 롯데쇼핑 옴니채널TFT 이사(상무보)를 거쳐 황각규 사장과 임병연 전무가 있는 정책본부 국제실로 왔다. 현재는 비전전략실에서 임병연 전무 후임상무로 근무하고 있다.
황각규 사장의 또 다른 동문 후배 김영준 롯데상사 대표도 정책본부 국제실을 거쳐 현재 롯데상사 사장 자리에 앉았다.
서울대 철학과 출신인 윤종민 부사장 역시 황 사장의 대학 6년 후배로 작년 초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08년 인사담당 임원으로 발탁돼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황각규 사장을 중심을 서울대 출신들이 뭉치면서, 신동빈 회장의 견고한 지지기반을 형성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황각규 사장의 동문 후배들이 롯데그룹 내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건 그만큼 신동빈 회장이 황 사장을 신임한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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