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투자회사 탄생, 신동주에 유리했다 [롯데 왕자의 난]초기 L3·4·6 대표이사 장남 등재, 신동빈 이름 없어...광윤사 차지 관건
김장환 기자공개 2015-08-10 10:06:38
이 기사는 2015년 08월 07일 18: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이 불거지면서 지배구조 핵심으로 지목된 일본 'L투자회사'가 점차 베일을 벗고 있다.롯데그룹은 광윤사→롯데홀딩스→L2→L3·4·6→호텔롯데로 이어지는 고리와 롯데전략적투자→L1,L7~11→호텔롯데로 연결된 양분된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그리고 이 L투자회사는 지난 2007년 3월 롯데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증자·합병·분할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다.
그런데 과거 L투자회사의 탄생 과정을 살펴보면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지배력이 보다 강했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을 만한 대목이 나온다. 바로 일부 L투자회사들에서 대표자로 등장하는 이름이 '시게미쓰 히로유키'이다. 이는 즉 신동주 전 부회장의 일본 이름이다. 더구나 호텔롯데를 차지하는데 보다 유리한 연결고리로 거론되는 광윤사 쪽 라인 중간에 신 전 부회장이 등장한다.
|
롯데그룹은 지주사 체제 전환 3개년 계획에 맞춰 본격적인 지배구조 재정비에 나서면서 2007년 3월 12개에 달하는 L투자회사를 전면에 내세운다. 롯데빙과, 롯데물류, 일본식품판매, 롯데건강산업, 롯데상사, 롯데리스, 롯데데이터센터 등 12개 계열사와 짝을 이뤄 만들어진 곳이다. 이들 L투자회사들이 롯데홀딩스와 롯데전략투자회사(롯데스트라티직인베스트먼트)를 상대로 증자를 실시하면서 새롭게 양분된 지배구조가 만들어진다.
당시 회사를 맡고 있던 신격호 명예회장이 두 갈래로 지배구조를 짠 이유는 후계구도 교통정리를 위한 수순이었다는 게 정설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를 지배하고, 신동빈 회장에게 한국 롯데를 맡기기 위해 이 같은 밑그림을 그렸다는 얘기이다.
또 롯데그룹의 과거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면에는 승계구도와 맞물려 세금 문제가 부각된다.
롯데그룹이 지배구조 재정비에 나서며 일본 농림수산성에 제출한 '인증사업 재구축 계획'을 살펴보면 세율과 관련해 지속적인 언급이 나온다. 조세특별조치법 제80조~81조 항목들에 의거한 '인증사업 재구축 계획에 따른 세율 경감' 항목이다. 일본 정부가 당시 시행에 들어간 산업활력재생특별조치법에 따른 세제 혜택으로,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 세율을 크게 낮춰주는 법안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배경으로 L투자회사가 탄생할 당시에 신동주 전 부회장은 다양한 곳에서 대표자로 이름을 올렸다. L3과 L4, L6투자회사들이다. 이들 회사는 각각 롯데빙과, 롯데물류, 일본식품판매와 짝짓기를 통해 만들어진 법인들이다.
이들 L사는 롯데홀딩스를 향한 증자 후 합병 과정에서 이름을 L3·4·6로 바꾸고 사업부문을 분할해 아래 롯데빙과, 롯데물류, 일본식품판매를 두는 지배구조로 변신한다. 합병 전 법인의 대표는 모두 하마모토 에이스케(濱本 英輔)가 맡았다. 일본 국세청장을 지냈다가 일본롯데 부사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신 전 부회장이 L3·4·6 탄생 당시에 대표이사를 맡았다는 점은 그의 지배력이 해당 회사들에서 이때까지만 해도 보다 강했을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비슷한 과정을 거쳐 탄생했던 L투자회사(L1·2, L5, L7~12)의 대표이사에는 모두 신격호 명예회장이 올랐었다.
신동빈 회장의 이름(시게미쓰 아키오)은 당시 구성된 어떤 법인 대표 자리에서도 찾을 수 없다. 물론 아직까지 주주구성은 확인되지 않고 있어 실제 지배력이 누구한테 있는지 여부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L3·4·6투자회사 탄생 초기에는 이들의 경영 전반을 신 전 부회장이 맡았다고 말할 수는 있다.
아울러 L3·4·6투자회사에서만 신 전 부회장이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었다는 점은 롯데그룹의 두 갈래 지배구조를 볼 때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L3·4·6투자회사는 양분된 지배구조에서 호텔롯데로 이어지는 중간 고리에 끼어있는 동시에 보다 많은 호텔롯데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는 축에 속해 있다. 광윤사→롯데홀딩스→L2→ L3·4·6투자회사→호텔롯데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다.
롯데홀딩스와 L3·4·6투자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호텔롯데 지분율은 47.4%로 지배구조의 또 다른 연결고리인 롯데전략적투자→L1,L7~11→호텔롯 지배력(45.5%)보다 강하다. 호텔롯데는 한국 롯데 계열들의 사실상 지주사격이어서 이를 차지하는 쪽이 곧 한국 롯데의 지배력을 갖게 된다고 볼 수 있다. 양분된 지배구조 라인에서 어느 쪽이 월등하게 많은 지분율을 확보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근소하게나마 L3·4·6투자회사 쪽이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이를 뒤로하고 신동빈 회장은 최근 모든 L투자회사들에서 대표이사 자리를 차지하며 신동주 전 부회장과 경영권 분쟁에서 한발 앞서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이달 들어 L1~12까지 전체 L투자회사 공동 대표이사로 등기를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주주현황은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았지만 신 회장이 보다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는 점은 변함이 없어 보인다. 관건은 양분된 지배구조의 최상단인 광윤사와 롯데스트라티직인베스트먼트를 과연 누가 차지하고 있느냐에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노랑통닭 운영' 노랑푸드 매각 착수, 삼정KPMG 맞손
- [달바글로벌은 지금]유가증권시장 향하는 뷰티기업, 에이피알 '판박이' 전략
- 삼성·키움까지…증권사 VC 협회 릴레이 가입 '왜'
- 코스포, 일본 진출 조력자로…현지 답사 첫 진행
- [VC 투자기업]씨너지, 132억 프리A 브릿지 투자 유치
- [아이지넷, Road to IPO]'보험+핀테크' 결합…인슈어테크 1호 상장 노린다
- [VC 투자기업]빅오션이엔엠, 뮤지컬 제작사 T2N미디어 인수
- 한화생명, 대규모 후순위채 발행…HUG 금리 여파 '촉각'
- HS효성첨단소재, 3년만에 '공모채' 노크…차입만기 늘린다
- [IB 풍향계]위기설 '해프닝' 롯데, 조달 전선 영향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