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그룹, 대성전기 매각 선택한 이유는 비핵심 자산 매각 통해 그룹 구조조정 돌입
이동훈 기자/ 권일운 기자공개 2015-08-17 09:01:11
이 기사는 2015년 08월 13일 16시2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S그룹이 대성전기공업 매각을 계기로 선제적 구조조정의 신호탄을 날렸다. 그룹의 근간인 에너지 관련 사업에 주력하기 위해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고, 이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 효과도 얻겠다는 복안이다.LS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구성은 전선과 전력기기 분야를 각각 맡고 있는 LS전선과 LS산전이 주도하는 에너지 분야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LS니꼬동제련의 비철금속 사업도 이들 사업의 후방에 자리잡고 있다. 이들 사업은 규모는 크지만 기본적으로 수주에 기반을 둔 까닭에 경기에 민감하고, 막대한 설비투자를 필요로 한다는 단점이 있다.
여기에 미국 산업용 전선 업체 슈페리어에섹스(SPSX)를 인수한 뒤부터 자금 사정도 빠듯해졌다. 국내외 경기침체로 인해 기존 사업의 실적도 부진한 상황에서 인수한 SPSX가 당초 기대만큼 성과를 나타내지 못하면서 지주사인 ㈜LS 입장에서는 위기 의식을 느낀 것으로 파악된다.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LS그룹은 다양한 구조조정 시나리오를 기획했다. 이 작업은 구조조정 전문 컨설팅사 알릭스파트너스 출신의 안세진 전무 주도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모니터그룹과 AT커니에서 컨설턴트로 일한 안 전무는 LS그룹에 합류하기에 앞서 LG전자와 LG화학 등 LG계열사에서도 전략기획 업무를 담당한 바 있다.
LS그룹은 그룹의 근간이자 모태인 에너지 사업은 절대 포기할 수 없으며, 해당 사업의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신 비핵심에 속하거나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은 과감히 매각하거나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보수적인 기업 문화를 가진 LS 입장에서는 개혁에 가까운 움직임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옥석 가리기'를 진행한 결과 대성전기공업은 비핵심 사업으로 분류됐다. 자동차 파워 윈도 스위치를 비롯한 스위치류와 센서류, 릴레이 등 자동차 전장 부품을 제조하는 대상전기공업은 에너지 사업의 밸류 체인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LG그룹에서 LS그룹을 계열분리할 때부터 존재한 계열사가 아닌, 새롭게 인수합병(M&A)한 계열사라는 점에서 '가업'이라는 명분도 적다.
자동차 부품 사업은 LS그룹이 기존에 영위하던 사업에 비해 트렌드 변화가 빠르고, 이에 부합하는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지속적인 투자(CAPEX)가 필요하다는 점 역시 매각을 결정짓게 만든 요인이다. 대성전기공업은 지금의 성장세를 지속적으로 구가하기 위해 연간 500억~600억 원 가량의 CAPEX를 필요로 한다. 그간 부채 형태로 자금을 조달했지만, 재무 상태가 빠듯해져 구조조정의 칼날을 빼든 그룹 차원에서는 차라리 매각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매각을 추진했을 때 거래 성사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대성전기공업이 M&A매물로 나온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대성전기공업의 가장 큰 납품처는 현대·기아차지만, GM, 닛산, 폭스바겐, 크라이슬러 등 다양한 해외 완성차 업체를 거래선으로 확보하고 있다. 연간 700억 원에 가까운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수 대상 기업의 현금창출력을 중시하는 사모펀드(PEF)에게도 매력적인 매물이라는 평가다.
LS그룹은 대성전기공업 매각가로 최소 5000억 원 이상의 금액을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격에 대성전기공업을 매각하고, LS엠트론이 계열사 지원을 위해 지급 보증한 차입금 등을 상환했을 때 실제로 손에 쥐게 되는 자금은 3000억 원 안팎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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