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9월 04일 07시4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9주간의 사업 시행 멘토링 성과가 놀랍습니다. 우위를 가릴 수 없을 만큼 참가자들의 실력 비등해 심사하면서 골치가 아팠어요."최근 막을 내린 아산나눔재단 정주영창업경진대회의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한 베테랑 벤처캐피탈리스트가 심사 후 기자에게 건넨 말이다. 그는 힘들었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도 환한 미소로 대화를 이어갔다. "9주 전만 해도 그저 아이디어에 불과했는데 이젠 제법 사업의 모양새를 갖췄습니다."
몇 년 전부터 창업 경진 대회는 붐을 이루기 시작했다. 정부 산하 기관을 비롯해 민간 차원에서 진행되는 창업 경진 대회 수는 대략 잡아도 수 십개에 이른다. 크고 작은 대회가 너무 많다 보니 정확한 집계도 불가능하다.
하지만 창업 관련 대회의 실효성엔 의문 부호가 따라 붙는다. 대다수가 아이디어 제안·기획 등 형식적인 요인을 심사하는데 그치다 보니 실제 사업화로 이뤄지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참가자들은 사업화 역량은 부족하지만 제안서 작성엔 도가 텄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경진대회 상금만 노리는 체리피커(cherry-picker)를 양산하고 있다는 푸념이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정주영창업경진대회 역시 시작은 다른 공모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해를 거듭하며 시장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스스로 발전했다. 예비 창업가들이 창업에 도전하고 실제로 사업을 경험해 볼 수 있는 배움의 장으로 변모시켰다. 그 중심에 지난해 도입한 9주간의 사업화 기간이 있다.
이 과정은 예비창업자들의 숨은 역량을 극대화 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벤처캐피탈·엑셀러레이터 등 팀마다 일대일로 붙은 멘토는 현실적이고 정곡을 찌르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실제 사업을 운영하며 현실의 쓴 맛을 보기도 했다. 그 가운데서 실제 매출을 올리는 참가팀도 나왔다.
창업경진대회의 본래 취지는 좋은 사업 아이템을 발굴해 실제 사업으로 만드는 것이다. 잘 포장된 이상적인 서류를 가려내는 장이 아니다. 거친 현실의 벽에 맞서 사업을 운영하고 투자금 유치에 나설 예비 창업자들을 키워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미다.
예비 창업자의 파트너를 자청하며 도전의 장을 발전시키고 있는 아산나눔재단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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