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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들어선 SK그룹, 제2 도약 위한 과제는? [그룹조달&신용이슈]에너지부문, 실적·재무개선 긍정적…반도체, 대규모 투자 효과 '미지수'

황철 기자공개 2015-09-16 09:42:47

이 기사는 2015년 09월 15일 08: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이 오랜 침체기를 뚫고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수 년간 주력 사업인 에너지부문의 실적 저하와 최태원 회장의 경영 공백 등으로 그룹 전체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었다.

그러나 최근 주력 계열사 SK이노베이션의 실적 및 신용도 개선을 시작으로 그룹 전반의 재무상황이 나아지고 있다. 탄탄대로를 걷고 있는 SK하이닉스의 미래 성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 전망 일색이다. 최태원 회장 복귀와 함께 가열차게 진행하고 있는 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도 경영효율성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크레딧시장에서는 긍정적 전망만큼이나 부정적 요인에 대한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정유·화학 부문의 실적 개선을 완전한 회복으로 단정하기에는 외생변수가 많다는 지적이다. 성장 꼭지에 있는 통신 부문과 실적 가변성이 높은 반도체 부문에 대한 확장 전략 역시 우호적으로 볼 수만은 없다는 신중론이 나온다.

◇ 최태원 회장 복귀, 지배구조 개편..공격적 경영 박차

SK그룹이 변곡점에 섰다. 최태원 회장 복귀 후 진행하고 있는 각종 경영 효율화 작업은 그야말로 '실험과 도전'이라 할 만큼 파격적이다. 지난달 옛 SK C&C가 옛 SK를 흡수합병해 보다 완전한 형태의 지배구조 체제를 확립했다.

이로써 기존 에너지, 화학, 통신/ICT, 도시가스/발전 등으로 나눠진 소그룹 형태를 보다 효율적이고 투명하게 지배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수년간 지속해온 분할·합병 작업의 큰 틀이 완성된 것.

특히 최 회장은 그룹의 신성장 동력 발굴과 대규모 투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무려 15조원대에 달하는 SK하이닉스 투자, 국내외에서의 적극적인 합작투자 계획 등 역대급의 공격적 경영을 예고하고 있다.

IB업계에서도 국내 최대 회사채 발행 그룹의 확장 정책에 반색하고 있다. SK그룹은 연간 5조7000억원(2014년 기준)에 이르는 비금융 일반 회사채(SB)를 공급하고 있는 빅 이슈어 집단이다. 민간 기업 내에서는 거의 독보적인 수준이다. 올해에만 3조6560억원의 회사채를 찍어 발행 그룹 중 최고액을 나타내고 있다.

SK 표2

연간 4조~6조원에 이르는 차환 물량과 대규모 투자에 따른 시설자금 용도 조달까지 맞물릴 경우 향후 회사채 발행 규모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 계열사 전반적으로 A+에서 AAA급에 이르는 우량 신용도를 갖추고 있어 투자가의 관심 또한 높다.

최근 계열사 재무 상황이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단계여서 채권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 또한 높아지고 있다. 실제 SK그륩은 지난 수 년간 통신, 반도체를 제외하곤 화학, 도시가스, 건설, 해운 어느 하나 상황이 녹록한 곳이 없었다. 재무구조 개선 작업의 성과는 더뎠고 주력 업종의 업황 전망 또한 부정적 일색이었다. 계열사 신용도 역시 전반적으로 하향 추세에 놓였다.

SK에너지(AA+→AA0), SK인천석유화학(AA-→A+)의 신용등급 하락, SK이노베이션의 아웃룩 변경(AA+, 안정적→부정적) 등이 이어졌다. 하남에너지서비스(AA-→A+)의 등급이 떨어졌고 SK케미칼, SK증권, SK건설도 신용등급에 '부정적' 전망이 달렸다.

하지만 최근 상황이 달라졌다. 그룹 주력이자 국내 최대 정유사 SK이노베이션이 화려한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첫 영업적자의 충격에서 벗어나 올해 2분기 초호황기에 버금가는 실적을 내놨다. 분기 기준 1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은 시장 전문가의 예상을 뛰어넘은 그야말로 '서프라이즈' 수준이다. 상반기 EBITDA도 1조8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에 근접했다. 무디스의 신용등급 상향 등의 호재도 잇따랐다.

SKC, SK E&S를 주축으로 하는 화학, 발전/도시가스 부문도 서서히 실적 저하의 늪에서 벗어나고 있다. SK텔레콤, SK하이닉스가 포진한 통신/ICT 분야는 그룹 캐쉬카우로서의 입지를 더욱 탄탄하게 하고 있다.

SK 지배구조
출처: 각사 공시, 한국기업평가 재구성

◇ 에너지부문 실적 회복, 반도체 산업 변동성 극복 '관건'

국내 신용평가시장에서는 여전히 신중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에너지·화학 부문의 실적과 재무개선 전망에 대해 아직은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SK하이닉스에 대한 대규모 투자의 결과에 대해서도 아직은 미지수라는 시각이 많다.

실적 가변성이 높은 업종에 대한 투자가 경우에 따라 혹독한 부메랑으로 돌아 올 수 있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기업평가는 "반도체 사업의 경우 그동안 에너지·화학 부문 계열사의 영업실적 저하를 보완해 왔으나 기본적으로 기술변화에 대한 민감도와 산업의 변동성이 높다"며 "경기변동에 따른 그룹 전반의 실적가변성이 다소 확대된 상태이며, ICT업종의 실적 방향성과 수익창출기조 유지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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