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설립 '흔들'…신창재의 고심 [교보은행 무산되나]이사회서 불참 결정..KT와 주도권 싸움서 밀린 듯
이 기사는 2015년 09월 15일 10: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사진)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은행업 진출의 '꿈'을 이야기해왔다. 언제든 좋은 기회만 있다면 은행을 인수하거나 설립하겠다는 포부다. 그러나 숙원을 달성하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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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은 그동안 우리은행 인수 등에 관심을 기울였으나 적지 않게 고배를 마셨다. 금융권에서는 보험사의 은행 인수가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없다며 기존 은행을 인수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이 신 회장의 꿈을 이루기 위한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컨소시엄 구성원인 KT와 주도권 싸움으로 인해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이날 오후 이사회를 열고 인터넷 은행 컨소시엄 참여 여부를 논의한 결과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인터넷 은행을 설립하더라도 시중은행들이 인터넷 뱅킹을 강화하는 등 큰 경쟁에 휘말릴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의 이점인 리스크관리를 살리기 어려운 방향이라고 판단해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현행 은행법 상 산업자본은 금융위의 승인을 받더라도 은행 지분을 최대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그러나 금융위는 인터넷 은행에 한해 산업자본이더라도 지분을 최대 50%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때문에 산업자본들이 은행을 소유하기 위해 컨소시엄 내부에서 제반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추세다. 카카오 역시 향후 은행법이 개정되면 최대주주가 되기로 하고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인터넷 은행의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KT·교보생명 컨소시엄에서는 이 문제가 쉽게 풀리지 않았다고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KT는 향후 자신이 최대주주가 되겠다는 구상이나, 교보생명도 신 회장의 꿈인 은행 소유를 위해 앞으로도 대주주의 자리를 내어줄 수 없다고 버텼다. 주도권 싸움 형국이었고 결국 부담을 느낀 교보생명이 먼저 발을 뺐다는 해석이 지금으로선 설득력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교보생명이 컨소시엄에 참여 여부에 구애받지 않고 KT와 우리은행이 나서 교보생명을 제외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내 놓았다. 이들은 교보생명을 대체할 기업을 물색하기 위해 KG이니시스, 다날, 국내 증권사 등과 활발히 접촉하고 있는 상황이다.
교보생명은 KT 외에 다른 회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인터넷 은행 예비인가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사업계획이 중요한데, 교보생명이 자체적으로 매력적인 사업 모델을 만들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서둘러 다른 컨소시엄을 구성하더라도 사업계획을 다듬을 시간이 부족하다.
교보생명이 은행을 소유할 수 있는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기회를 놓쳤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 은행의 취지는 IT기업 등 새로운 플레이어가 은행업에 들어와 혁신을 이뤄보자는 것"이라며 "이를 감안하면 교보생명이 독자적인 경쟁력이 없는 것이 문제의 근원"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보험사 관계자도 "신창재 회장이 은행업 진출을 숙원사업으로 여겼던 만큼 KT에 순순히 주도권을 내어주기가 쉽지 않아 아예 포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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