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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수요예측, '블라인드' 방식 도입연기 증권사간 의견 상충, 합의점 도출 실패...추가 검토 이후 재논의

김시목 기자공개 2015-09-17 10:04:43

이 기사는 2015년 09월 16일 15: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투자협회가 회사채 금리산정 왜곡 등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검토 중이던 '블라인드(일명 깜깜이)' 수요예측 도입을 무기한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와 금융투자협회는 10월 시행을 목표로 적극 검토 중이던 블라인드 수요예측 도입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검토 초기단계와 달리 논의 과정에서 증권사 간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면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 관계자는 "수요예측 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블라인드 방식 도입을 적극적으로 논의해왔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며 "증권사 간 의견이 극명하게 갈리면서 금융투자협회가 당장의 결론을 내리는 데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블라인드 수요예측은 대표주관 증권사가 전체 진행 과정을 보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방식이다.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한 기존 시스템이 투자자간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와 질적 경쟁 저하, 이로 인한 금리산정 왜곡 등의 부작용이 커지자 블라인드 방식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대표주관사의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한 탓에 기관투자자들의 극심한 눈치보기가 이어져 왔다. 정상적인 입찰이 아닌 종료 막판 정보를 입수해 금리나 투자액수 등을 조정하는 등 변칙적인 방식이 많이 사용됐다.

결국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6월 국내 증권사의 건의를 받아들여 블라인드 수요예측에 대한 즉각 검토에 들어갔다. 논의에 참여한 다수의 증권사가 현 실시간 모니터링 방식의 문제점에 대해 공감하면서 블라인드 수요예측 도입이 급물살을 타는 듯 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논의에 들어가면서 증권사 간 의견이 첨예하게 갈렸던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6월 첫 회의에 들어간 이후 이달까지 5~6차례에 걸쳐 논의를 지속했지만 쉽사리 의견이 모아지지 않았다. 구체적인 방법론 대해서도 증권사 간 입장차이가 선명했다.

실제 수요예측 시작과 종료까지 실시간 상황을 볼 수 없게 하는 완전 블라인드 방식이나 종료 직전 1시간에 한 해 열어두자는 제한적 블라인드 방식 등이 제기됐다. 또 전면 블라인드를 전제로 최우선 호가, 경쟁률 등의 정보공개를 요구한 증권사도 있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금융투자협회는 블라인드 수요예측을 시범적으로 운영할 수도 있지만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 추가 검토를 통해 재논의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10월 도입은 물론 연내 시행도 사실상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업계는 당분간 현행 방식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계획이 틀어지면서 현행 방식을 유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어떤 방식으로 바뀌든 원상 복귀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보다 면밀하게 검토한 이후 다시 논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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