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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없는 1호 위안화 김치본드, 결국 유동화 우리은행 외표채 1년만에 ABSTB 전환…한화證, 인수부담 해소

황철 기자공개 2015-09-25 10:02:18

이 기사는 2015년 09월 23일 16: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이 국내 채권시장 최초로 발행했던 위안화 김치본드(외화표시채권)가 결국 유동화시장에 풀렸다. 발행 약 1년 만에 단기 자산유동화증권(ABSTB, ABCP)으로 모습을 바꿔 투자 수요를 다시 모은다.

위안화 외화표시채권을 단독 인수했던 한화투자증권이 유동화를 주도했다. 사실상 김치본드 형태로는 투자수요를 찾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시장에서 위안화 김치본드에 대한 냉각된 투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

정부와 거래소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는 '위안화 김치본드 활성화 노력'의 현실성에 의문을 제기하게 하는 사례로도 통한다.

◇ 1개월물 ABSTB 후 1년물 ABCP로 전환, 규제 회피

한화투자증권은 16일 아이비에스제사십삼차(SPC)를 설립해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 373억원 어치를 발행했다. 만기 1개월물로 최초 매출금리는 1.81%를 나타냈다.

기초자산은 우리은행이 지난해 10월10일 발행한 위안화 외화표시채권 2억 위안 어치다. 위안화 김치본드 만기일은 2016년 10월10일이다. 현재 잔존 만기는 1년 1개월 가량 남았다.

이번 ABSTB는 향후 1년물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발행을 위한 징검다리 성격이 강하다. 규제를 회피하면서 기초자산과 유동화증권의 만기를 매칭하기 위해 이 같은 구조를 고안했다.

ABCP의 경우 만기 1년 이상으로 발행할 경우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를 피하기 위해 한달 짜리 ABSTB를 발행한 후 1년 미만 ABCP로 전환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번 ABSTB는 내달 13일 만기도래한다. 아이비에스제사십삼차는 ABSTB 만기와 동시에 1년 짜리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재발행하기로 했다. ABCP 발행예정일은 10월13일이다. 만기일은 위안화 김치본드 상환 다음날인 2016년 10월11일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유동화증권의 주관과 업무수탁, 자산관리, 통화스왑계약까지 나홀로 모든 역할을 수행했다. 유사시 유동화증권의 인수의무를 부담해 신용을 보강했다. '김치본드 발행자인 우리은행의 유효신용등급이 투기 수준으로 떨어지거나 부도사유가 발생할 경우' 유동화증권을 인수하기로 했다.

심지어 기초자산 보유자 역시 한화투자증권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10월 우리은행이 국내 최초로 사모 위안화 김치본드를 발행할 때 단독 인수기관으로 나섰다. 홍콩상하이증권 서울지점이 주관해 곧바로 물량을 넘겼다.

한화투자증권은 1년 가량 김치본드 투자자를 찾지 못하고 떠안고 있었다. 위안화 김치본드에 대한 국내 투자자의 시각이 아직은 우호적이지 않다는 뜻.

◇ 갈길 먼 '위안화 허브의 꿈'

정부는 지난해부터 위안화 허브라는 큰 틀 안에서 국내외 기업의 위안화 김치본드 발행을 독려해 왔다. 우리은행 외에 중국공상은행, 중국하이난항공 등이 사모로 발행을 완료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중국하이난항공이 추가 발행을 추진했지만 수요를 모으지 못해 무산되기도 했다. 거래소가 직접 나서 공모형 발행 등을 유도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아직 국내외 기업의 발행 의지가 부족하고 기관투자가를 유인할 메리트도 크지 않기 때문.

증권업계 관계자는 "위안화 김치본드 시장이 활성화하면 이를 토대로 한 다양한 상품 개발 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은 발행사나 투자자나 의지가 크지 않아 보인다"며 "사모 형태의 발행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증권신고서 제출 등 제약이 많은 공모로의 유도는 더욱 어려운 난관이 많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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