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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건설·상사 '이별' 현실화될까 태평로 이전, 인력 '쪼개기' 불가피..삼성생명 사옥 매각 '전제조건'

김장환 기자공개 2015-10-02 08:55:00

이 기사는 2015년 10월 01일 16시0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이 삼성생명 본사 사옥 매각을 추진하면서 계열들의 '둥지' 옮기기 구상안도 고개를 들고 있다. 금융 계열을 서초 사옥으로 한데 모으고, 기존 입주사들은 수원·판교 등으로 이전하는 방안이 중점이다.

사옥 이전이 현실화되면 삼성물산은 건설과 상사부문의 '이별'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오래전부터 풍문으로 떠돌았던 삼성물산의 옛 태평로 본사 사옥 이전이 유력하다. 걸림돌은 삼성물산 임직원 전체를 수용하기가 어려운 장소란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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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로 옛 삼성본관 전경.
삼성물산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근무 중인 총 직원(합병 제일모직 제외)은 약 8219명에 달한다. 상사 부문 인력이 1000여명, 나머지 7270여 명이 건설부문 인력이다.

해외 파견 및 지역 현장 상주 인력 등을 고려할 때, 실제 서초동 사옥에 근무 중인 직원은 이 중 약 3500명 가량으로 전해진다. 서초 사옥에는 이마저도 다 수용하지 못해 인근 빌딩 2~3곳을 임대해 일부 사업부가 들어가 있다.

태평로 사옥으로 삼성물산을 옮기게 되면 적어도 서초 사옥 인원은 모두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옛 삼성본관 사옥은 수용 공간이 그리 넉넉지 않은 편이다.

1977년 준공돼 10여년간 삼성물산이 사용했던 태평로 사옥은 리모델링을 거쳐 2009년까지 삼성전자 본사 사옥으로 활용됐다. 이후 소유권을 사들인 삼성생명 등 삼성그룹 금융 계열이 최근까지 사용하고 있다.

지하 4층, 지상 26층, 연면적 8만 3640㎡대 건물로, 최대 수용 인력은 2000여 명에도 못 미칠 것이라는 게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결국 삼성물산의 태평로 사옥 이전시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방편은 건설과 상사 부문 인력의 '쪼개기'다.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것이 건설 부문은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삼성엔지니어링 R&D센터 등으로 옮기고, 상사 인력만 태평로 본관에 입주하는 방편이다.

정작 이 경우에도 반드시 이뤄져야 할 전제 조건이 있다. 다름 아닌 태평로 사옥 인근에 위치한 삼성생명 본관의 매각이 성사되야 한다는 점이다. 이번 구상안이 본격화된 계기는 삼성생명 본관을 팔고 이곳에 입주해 있던 금융 계열을 서초 사옥으로 불러들이겠다는 복안에 따른 것이다.

삼성생명은 이를 위해 특정 업체를 만나 매각 의사를 타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결과는 그리 긍정적이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본관을 인수할 생각이 있냐고 물어왔지만 6000억~7000억 원대 달하는 높은 가격을 고수해 거절했다"며 "(삼성 측이) 상징적인 의미가 있기 때문에 가격은 낮출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해왔던 만큼, 인근에서 이를 사들일 만한 곳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만약 삼성생명 본관 매각에 실패한다면 삼성그룹의 계열사 자리 이동은 추진 자체가 무의미해질 수도 있다. 삼성물산을 굳이 옮기고, 또 이미 자리를 잘 잡고 있는 금융계열들을 태평로에서 서초 사옥으로 끌어오는 시도를 하는 것 자체가 비용, 직원 편의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생명뿐 아니라 삼성본관도 공실률이 상당 수준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만약 금융 계열을 모두 빼 서초사옥으로 이전을 하고, 또 삼성물산 상사부문만을 이곳으로 옮긴다면 비어있는 사무실을 외부에서 채우는 것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어서 사업 타당성 등 여러 가지 측면을 봤을 때 쉽지 않은 결정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를 뒤로 하고 삼성물산 내부 직원들은 그룹 차원의 이전 계획에 상당히 동요하고 있다. 특히 건설 부문 직원들 사이에서는 판교 R&D센터로 이전이 기정사실화된 것처럼 말이 돌고 있다. 벌써부터 판교 인근 거주공간을 알아보는 직원들까지도 있다는 후문이다.

삼성물산의 한 관계자는 "상사와 건설이 분리돼 이전하는 것이 이변이 없는 한 확실하다는 얘기를 내부에서 들었고, 분위기가 뒤숭숭하니 주말에 출근을 자제하라는 지시도 있었다"며 "판교 R&D센터 인근에 방을 알아보는 직원들도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은 아직까지 어떤 결정도 내려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삼성생명 본관 매각을 검토한 것은 맞지만) 계열사들의 이동 등과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확실한 결론이 내려진 것이 없다"고만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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