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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가 추진하는 MBO, 진정성 있나 SI·FI 물색‥시장선 "현실성 떨어진다" 평가

김일문 기자공개 2015-10-13 08:54:34

이 기사는 2015년 10월 06일 11: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이 대우증권 매각 방안을 구체화 한 가운데 대우증권 노조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다. 노조는 종업원 주주회사(MBO:Management Buy Out)를 목표로 인수전에 뛰어들겠다는 복안이지만 희망사항일 뿐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재 대우증권 노조는 MBO 방식으로 인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다. 노동조합 상근인력 6명을 중심으로 다양한 인수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증권 노조는 이를 위해 전략적투자자(SI)나 재무적투자자(FI)와의 컨소시엄 구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2조 원을 웃돌 것으로 예측되는 대우증권 인수 대금을 임직원들로부터 십시일반 구하기 어려운 만큼 컨소시엄을 통해 해결한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이 현실화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증권을 함께 인수할 SI와 FI를 찾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우선 SI 물색의 경우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다는 평가다. 대우증권 노조의 경영 참여 요구를 받아들일 SI가 없기 때문이다. M&A 시장 관계자는 "노조가 주도하는 대우증권 인수에 SI는 결국 들러리 밖에 되지 않는다"며 "이를 용인할 SI가 나타날 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FI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FI들은 인수대금의 상당부분을 책임지는 대신 구체적인 엑시트 방안이나 수익 보장 조항 마련 등을 노조에 요구할 공산이 크다. 하지만 노조가 FI들의 이 같은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으로 시장은 예측하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FI들은 다양한 조건을 노조에 내걸고 여의치 않을 경우 대우증권의 경영권을 빼앗아오는 방식으로 인수 구조를 설계할 것으로 보인다"며 "대우증권 노조가 FI의 요구 조건을 충족시켜주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매각을 앞두고 있는 대우증권 노조가 자신들의 존재감을 알리기 위해 MBO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대우증권 노조는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강성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직원들의 결속력과 로열티도 다른 증권사 보다 상대적으로 높다. 이 같은 분위기는 과거 대우그룹 시절부터 이어져 왔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따라서 대우증권 노조의 MBO는 새 주인을 받아들이기 전에 자신들의 목소리를 높이기 위한 수단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발언권을 얻어내기 위한 사전 작업인 동시에 원매자에 대한 일종의 선전포고와 비슷하다는 의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우증권은 과거부터 결속력이 강한 집단이었다"며 "최대주주인 산업은행도 대우증권 장악을 위해 이러한 분위기를 깨려고 노력했지만 사실상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노조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는 한편 실제로 컨소시엄이 구성된다면 MBO를 시도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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