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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타이젠'에 힘 싣는 이유 IoT 시장 주도위해 독자 OS 생태계 구축 절실… 삼성전자 미래를 위한 승부수

정호창 기자공개 2015-10-19 08:43:51

이 기사는 2015년 10월 16일 08: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용 부회장 체제의 삼성전자가 독자 운영체제(OS)인 '타이젠(Tizen)' 보급과 확산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반도체와 스마트폰의 뒤를 잇는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고, 글로벌 전자업계 선두기업 지위를 계속 지켜나가기 위해선 자사만의 사물인터넷(IoT) OS 확보와 생태계 구축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16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21일 인도시장에 타이젠 스마트폰 '삼성 Z3'를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 Z3는 삼성전자가 올 초 내놓은 '삼성 Z1'의 후속작으로 타이젠 운영체제를 탑재한 두 번째 스마트폰이다. 이 제품은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통화품질과 편의성 등을 직접 테스트한 것으로 알려져 출시 전부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Z3 출시에 앞서 최근 내놓은 원형 스마트워치 '기어S2'에도 타이젠 운영체제를 탑재하는 등 독자 OS 생태계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초 발표한 SUHD TV를 비롯해 올해부터 출시하는 모든 스마트TV에 타이젠을 탑재하고 있으며, 향후 5년 안에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자사가 생산하는 모든 스마트가전에 타이젠을 적용할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타이젠 제품군 확대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다가올 '사물인터넷(IoT)' 시대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스마트폰 등장으로 촉발된 전자업계의 혁신 물결은 최근 모든 전자기기와 생활도구를 연결해 인간에게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이처럼 모든 사물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운용하기 위해서는 구심점 역할을 할 플랫폼이 필요한데, 이를 누가 선점하느냐에 따라 향후 글로벌 전자업계의 판세가 달라질 전망이다.

전자업계의 터줏대감이던 소니와 노키아, 삼성전자 등 하드웨어 제조업체가 스마트폰 시장의 주도권을 구글과 애플 등 플랫폼 사업자에 내준 굴욕의 역사가 IoT 시대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의 전 부품을 자체 조달할 수 있는 막강한 제조력을 바탕으로 소니와 노키아처럼 몰락하지 않고 오히려 글로벌 스마트폰 업계 1위 기업으로 우뚝 서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IoT 시대에도 계속 선두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중국 가전업체 등 후발주자들이 기술력을 쌓으며 빠르게 추격해오고 있어 하드웨어 제조력과 기술력만으론 시장 지위를 지켜내기가 점점 힘들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이 때문에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전자가 타이젠 생태계 구축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힘을 얻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력에서 앞선 구글·애플과의 경쟁이 버거울 수 있으나, 스마트폰 시장과 IoT 시장은 달라 충분히 겨뤄볼 만하기에 전처럼 중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승부를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구글과 애플이 제조기반을 갖추지 않고 아웃소싱에 의지하고 있어 제품 종류가 다양한 IoT 시장에선 스마트폰 시장에서와 같은 영향력을 행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을 근거로 삼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구글과 애플의 스마트폰 플랫폼 선점은 휴대폰이라는 단일제품에 역량을 집중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IoT 시대에는 가전제품과 생활용품, 자동차 부품 등으로 적용범위가 크게 넓어지기에 제조기반 없이는 과거와 같은 성공을 거두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오히려 삼성전자처럼 모든 가전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종합전자업체가 통일된 플랫폼으로 자사 제품군을 묶어 락인효과(Lock-in Effect)를 유도하는 것이 IoT 시장에선 훨씬 효과적인 공략법이 될 수 있다"며 "구글과 애플이 제조설비를 갖춘 가전업체 인수를 계속 검토하고 있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 역시 "구글과 애플이 전방위 공세를 펼쳐 여러 가전업체들이 자사 플랫폼을 수용하도록 만들 수도 있겠지만 제조회사와 적용 제품의 수가 늘어날수록 운영체제의 통일성과 성능을 유지·관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굴복하지 않고 독자 플랫폼을 유지한다면 초기에 어려움을 겪더라도 스마트폰 시장에서와 달리 IoT 시장에서는 충분히 독립적인 생태계 구축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결국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전자 경영진이 어느 정도의 인내심과 끈기를 갖고 OS 전략을 일관되게 추진할 수 있느냐가 성패의 관건"이라며 "이 부회장이 독자 OS 확보와 생태계 구축에 성공한다면 이병철 창업주의 '반도체', 이건희 회장의 '휴대폰'을 잇는 그만의 유산을 삼성전자 역사에 남기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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