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10월 27일 10: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물적분할을 통해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공작기계사업부(이하 두산공작기계)가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까. 매년 이익이 꾸준히 나오는 사업부로 알려졌지만 펀더멘탈 상으로는 경영 환경이 녹록치 않아 예상보다 거래 성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두산공작기계는 두산인프라코어 사업부 가운데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전체 매출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곳은 건설기계 사업부지만 두산공작기계 역시 매출의 상당 부분을 맡고 있다.
작년 두산인프라코어의 연간 매출은 7조 6886억 원이다. 이 중 건설기계 사업부는 5조 7059억 원, 두산공작기계는 1조 3243억 원의 매출액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매년 견조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3년 1455억 원의 영업이익을 나타낸 두산공작기계는 2014년에는 1571억 원, 올해는 약 1331억 원 정도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시장에서는 예측하고 있다.
주목할 포인트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여파로 공작기계 수요 역시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안타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올들어 8월까지 우리나라의 공작기계 수주량은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해외 수주 역시 줄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물론 이 같은 상황은 비단 우리나라 공작기계 업체들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일본과 중국업체 역시 국내외 수요 부진으로 실적 악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저성장에 따른 전 세계적인 수요 감소와 이로 인해 파생된 제조업체들의 설비투자 축소는 '기계를 만드는 기계'인 공작기계 제조업체들에게 심각한 위협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이 같은 기조는 상당 기간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한국의 공작기계업체들이 다른 나라 업체들에 비해 더욱 불리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전통적인 공작기계 강자로 불리는 일본업체들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가장 직접적인 배경으로 엔저를 꼽고 있다. 과거부터 오랜기간 동안 공작기계 분야에서 헤게모니를 잡고 있는 일본업체들이 엔저를 무기로 가격 경쟁력에서 다른 나라 업체들을 압도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한국 공작기계업체들은 그 동안 저가형 중국 제품과 고가형 정밀 제품을 파는 일본업체 사이에서 틈새시장을 공략해 왔지만 현재로서는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엔저를 틈타 저렴한 가격으로 무장한 일본 업체들의 공습이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역시 일본 업체들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TPP 타결로 미국 시장 관세율이 철폐되면서 엔저 수혜를 보고 있던 일본업체들의 추가적인 수출 경쟁력 강화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종합할 때 두산공작기계 매각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두산공작기계 자체적인 기업 가치보다는 경영 환경 악화에 따른 여파로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PE업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은 두산공작기계 경영권을 포함해 매각 가격으로 최소 1조 원 이상을 바라는 것으로 보이지만 원매자들은 향후 실적 악화 가능성 등을 이유로 가격을 낮추려 할 것"이라며 "두산그룹 입장에서는 최대한 높은 가격에 팔기를 바라겠지만 거래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기대치를 낮춰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