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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 헤지손실, 증권사 실적부진 '결정타' 잔액 1조 당 150~200억 손실…델타헤지·환·변동성 원인

김기정 기자공개 2015-11-04 08:24:03

이 기사는 2015년 10월 27일 15: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가연계증권(ELS) 헤지(Hedge) 손실이 증권사 실적 부진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 몇 달 간 ELS 주요 기초지수인 HSCEI와 코스피200 등이 줄줄이 급락하자 헤지를 위해 필요한 조달비용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실제 변동성이 베팅해놨던 예상치를 빗나가자 평가손실도 대거 불어났다. ELS 발행 잔액 1조 원 당 150~200억 원 가량 손실이 났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ELS 발행잔액 1조 당 150~200억 평가 손실…실적부진 '결정타'

증권사 3분기 실적은 부진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삼성증권은 당사 유니버스 내 증권업종(대우, NH, 한국, 현대, 미래에셋, 키움)의 3분기 순이익을 3388억 원으로 추정, 전분기 대비 38.4%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 NH, 키움, 대우, 대신 등 5개 증권사의 3분기 순이익이 2분기보다 31% 모자랄 것으로 예측했다.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는 △거래대금 감소 △금리환경변화에 따른 채권관련 매매 및 평가이익 감소 △파생결합증권 관련 비용 발생 등이 꼽힌다.

주가 상승 및 투자 심리 회복으로 자기자본 3조 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들은 지난 상반기 매월 150억 원 내외의 ELS 상환이익을 시현했다. 그러나 지난 8월 시장 환경이 급변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지수 급락으로 헤지를 위한 자금 조달 비용이 급증했고, 변동성 확대로 포지션 평가손실까지 더해졌다. ELS 발행잔액 1조 원 당 발생한 평가손실은 150~200억 원 가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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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관계자는 "ELS 관련 손실은 재무제표 상에 채권운용손실, 판매수수료, 파생상품 운용 손익 등 다양한 항목으로 책정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히 알아내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3분기 증권사 실적 부진의 '직격타'로 작용했다는 것은 정론"며 "특히 자기자본 대비 ELS 발행잔액이 많은 일부 증권사의 경우 상황이 보다 심각하다"고 말했다.

◇델타헤지·환·변동성에서 모두 '손실'

ELS 헤지 과정에서 손실이 나는 부분은 크게 3가지다. 첫 번째는 조달 비용이다. 발행사들은 기초자산의 가격변동에 따른 손실위험을 회피하고 상환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기초자산을 대상으로 델타헤지(Delta Hedge)를 수행한다. 델타는 기초자산 가격 변동에 대한 옵션가격의 민감도를 말하는데, 발행사들은 그 델타값만큼의 기초자산을 현물 혹은 선물로 확보해야 한다. 델타는 기초자산의 가격이나 변동성에 따라 만기까지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발행사들은 기초자산에 대한 매매를 연속적으로 수행(동태적 델타헤지)한다.

국내 ELS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스텝다운(Step-down)형은 기초지수가 떨어질수록 델타가 커지는 구조다. 즉, 기초자산 가격이 하락할수록 해당 기초자산의 선물을 더 많이 가지고 있어야 한다. 기초자산 가격이 녹인(Knock-in) 부근까지 떨어지면 델타값은 극단적으로 커진다. 발행 당시 0.15~0.2 수준이었던 게 3까지도 올라간다. 기준가의 3배를 선물로 보유해야 한다는 뜻이다.

롱감마트레이딩

국내 ELS의 기초자산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HSCEI가 급락하자 HSCEI선물을 확보하기 위한 이자비용과 조달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환차손 또한 대폭 커졌다. 선물계약이 달러로 이뤄지는데, 지난 8월 원화값이 상승하고 FX변동성이 확대되자 손실을 키웠다.

마지막으로는 옵션 손실이었다. 델타헤지는 애초 변동성이 어느 정도될 것이라고 정해 놓은 수준에 따라 수행된다. 실제 변동성이 예상과 빗나갈 경우를 대비해 발행사들은 변동성 헤지를 위한 옵션을 거래한다. 그런데 지난 8월 발행사가 베팅해놓은 옵션 포지션과 대비되는 장세가 이어지자 손실이 대폭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조기상환된 자금이 들어오면 이를 통해 헤지비용을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으나 급락장으로 조기상환된 ELS 마저 급감한 상황"이라며 "상환 및 발행도 막힌 데 더해 금융당국의 규제 스탠스도 강화되고 있어 그야말로 진퇴양난에 빠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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