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11월 20일 08: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보험 할인·할증기준은 기본적으로 '점수제'를 계속 유지할 예정이다. 다만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에 따른 보험사의 자율성 확대로 보험사가 자율적으로 '건수제'를 선택할 수 있다."지난 19일 중소기업간담회에 참석한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이 한마디가 손보업계를 발칵 뒤집어놨다.
지난해 8월 금융감독원은 보험산업 경쟁력 제고 로드맵의 일환으로 지난 1989년부터 이어온 자동차보험 할인·할증기준 '점수제(사고 빈도)'를 오는 2018년부턴 '건수제(사고 횟수)'로 변경하겠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전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사고크기에 따라 보험료를 할증하는 사고점수제 보험료 할인·할증기준은 중상사고시 보험료가 지급보험금을 초과하는 과다 할증 문제를, 경상사고나 물적사고의 경우엔 보험료가 지급보험금보다 적은 과소 할증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제도변경을 불과 2년 앞둔 시점에서 임 위원장 발언은 자율성이란 단서를 달긴 했지만 제도변경 자체의 전면 백지화로 받아들여졌다. 당장 손보업계 자동차보험 담당자들은 임 위원장의 의중 파악에 비상이 걸렸다.
임종룡 위원장의 발언은 건수제 시행시 일반차량에 비해 운행률이 높고 경미한 사고 건수가 많은 중소·상공인의 보험료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간담회 참석자의 우려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모양새만 보면 임 위원장의 독단적인 행동이자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다. 중소·상공인의 보험료 부담 문제는 제도 변경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미 나왔던 문제였는데 제도변경이 시행되기도 전에 입장을 바꾼 듯한 모양새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다른 의견도 있다. 자율이란 단서가 달린 만큼 건수제 변경으로 야기되는 중소·상공인의 불만을 금융감독 당국이 아닌 손해보험사로 떠넘겼다는 것이다.
포퓰리즘(populism)에 따른 발언인지, 손해보험사로 책임을 돌린 것인지 그 의중이 무엇이든간에 임종룡 위원장의 발언은 성급했다. 수년간 자동차보험 전문가들의 논의를 거쳐 어렵게 결정한 사안을 사전에 아무런 논의없이 단 한번에 바꿔버렸기 때문이다.
금융감독 당국의 수장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금융회사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아무리 개인적인 의견이라 할지라도 조금 더 신중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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