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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부진 금융개혁, 인터넷銀 발표 당겼다 정부 핀테크 등 실적 압박...금융위, 심사 등 일정 서둘러

안경주 기자공개 2015-12-02 10:53:57

이 기사는 2015년 12월 01일 16: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위원회가 금융개혁과 관련한 박근혜 대통령의 강도 높은 주문과 재촉에 압박감을 느낀 것일까. 당초 일정보다 한 달 빨리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사업자가 선정된 가운데 금융위가 연말 실적 압박에 발표 일정을 서둘렀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금융위는 지난달 29일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사업자로 한국카카오은행(카카오 컨소시엄)과 K뱅크(KT 컨소시엄)를 선정했다. 이들은 본인가를 받고 내년 하반기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번 예비인가 사업자 발표는 시장 관측보다 한 달 가량 단축된 것이다. 당초 금융위는 지난 10월 1일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서를 접수하면서 금융감독원 심사를 거쳐 12월 말께 결과를 발표한다고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감원의) 심사가 빨리 마무리되면서 외부평가위원회 심사 등 일정을 앞당겼다"며 "주가 등 시장에 미칠 영향도 고려됐다"고 말했다.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한 끝에 관세청의 면세점 심사 사례를 참고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금융위의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사업자 발표 공지부터 전격 발표까지 72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금융권 안팎에선 청와대에서 더딘 금융개혁 등을 잇달아 질타하자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사업자를 서둘러 발표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위 직원들은 "대통령이 연일 금융개혁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실적 압박을 무시할 수 없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금융개혁 과제로 추진된 은행권 계좌이동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핀테크' 사업과 연계시킨 것도 청와대 등의 실적 압박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위는 지난 10월 말 '계좌이동서비스 개시' 제목으로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영국·호주 등에서 제공하지 않는 핀테크형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계좌이동서비스와 핀테크 사업 간 영역이 다르지만 실적 압박에 부담을 느낀 금융위가 무리하게 두 사업을 연계시켰다는 평가다.

박 대통령의 강도 높은 주문과 재촉으로 당분간 금융위의 금융개혁 추진 속도가 다소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통령이 경고를 한 만큼 (조직 내) 위기감이 있다"며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강조했던 연공서열 위주의 호봉제 임금 체계를 성과에 반영하는 연봉제로 전면 개편하는 등의 금융개혁 과제가 속도감 있게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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